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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외평채 조달 일정 연기 가닥…로드쇼 재개할까 9월→10월 선회 관측, 조달시장 혼선 완화 전망

피혜림 기자공개 2021-09-13 08:23:1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시기를 고심했던 기획재정부가 결국 조달 일정을 미룬다. 당초 9월 첫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주자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준비했던 대면 로드쇼가 녹록지 않아지자 10월께로 시기를 변경한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사태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정 조정 등으로 대면 로드쇼를 성사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대면 로드쇼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같은 결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외평채 북빌딩, 9월서 결국 선회…10월께 나설듯

기획재정부는 이달 13일과 14일께 최대 15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북빌딩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7~8월 휴가 시즌으로 움츠러들었던 시장 분위기를 깨고 9월 첫 한국물 발행주자로 나서 위상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발행 연기를 택했다. 북빌딩을 보름여 앞둔 지난달말까지도 고심을 거듭한 결과다. 이에 따라 10월께 북빌딩에 나서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해 국회로부터 승인받은 외평채 조달 기한이 연내인만큼 발행은 올해 마쳐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로드쇼 영향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는 북빌딩 전 진행하는 로드쇼를 대면 방식으로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해외 로드쇼를 재개해 한국의 견재함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해외 방문이 녹록지 않아졌다. 조달 시기를 미루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대면 로드쇼에 대한 열의를 드러낸 셈이다.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달여 간의 일정 지연만으로 로드쇼를 재개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정부에서 해외 직접 방문을 앞세우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시선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물을 포함한 각국 이슈어들은 비대면 방식으로 투자자를 만났다. 더욱이 한국물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로드쇼 여부와 무관하게 무리없이 투자자를 확보해왔다.

◇외평채 주시했던 한국물 시장, 혼선 해소될까

그동안 한국물 이슈어들은 외평채 조달 시기를 예의주시해왔다. 외평채 발행 시기가 밀릴 경우 이후 윈도우 일정을 받아둔 곳들의 조달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물의 경우 발행 전 기획재정부로부터 윈도우를 받아야 한다. 윈도우는 기획재정부가 지정해주는 외화채 북빌딩 날짜로, 통상 이틀 가량이 제공된다.

기획재정부의 연기가 확실시되자 움츠러들었던 한국물 발행 시장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 외평채 북빌딩 시기로 관측되는 일정을 피해 조달을 준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발행 연기로 일단락됐지만 오락가락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벤치마크 역할은 물론 조달 필요성도 절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혼선을 주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엄중한 가운데 조달 보단 해외 방문에 초점을 두는 점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평채 물량은 3억7500만유로(약 4억4647만달러)가량으로, 국회로부터 받은 예산 대비 현격히 적은 수준이다. 최근 국가 부채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발행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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