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 SRI채권으로 실탄 마련 '대세' [Market Watch]M&A·시설자금 비중 확대…ESG경영 의지 강조 수단·친환경 규제 영향
이지혜 기자공개 2021-09-17 08:00:3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6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실탄으로 쓰이고 있다. 시설투자와 타증권취득 등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의 상당수가 SRI채권 타이틀을 단 것으로 집계됐다. 차환용도로 발행된 SRI채권은 눈에 띄게 적다.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발전업, 조선업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이 환경규제 강화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어차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라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의지를 강조할 수 있는 데다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SRI채권으로 손을 뻗는 것으로 보인다.
◇시설·타증권취득·운영자금 용도 SRI채권 확대
13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시설자금, 타증권취득, 운영자금 용도로 발행된 회사채의 상당수가 SRI채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중이 큰 편은 아니지만 운영자금 용도로 발행된 SRI채권도 적잖다. 모두 10조3588억원에 이른다. 해당 목적으로 발행된 회사채 61조8480억원의 16.7%에 해당한다. 증권신고서에 운영자금으로 자금사용목적을 기재했지만 실제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운영자금 용도의 SRI채권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위한 재원이 됐을 수도 있다.
반면 차환목적으로 발행된 SRI채권은 매우 적다. 차환자금으로 발행된 회사채 34조6500억원의 6.7%에 그친다. 2조3057억원 규모다.
기업들이 SRI채권으로 투자재원을 적극 마련한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ESG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SRI채권을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투자활동이 올해 재개됐는데 SRI채권으로 재원을 조달하려는 시도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환경규제 강화 대응 영향?
환경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SRI채권 비중이 확대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자 기업들이 최대한 SRI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며 “환경규제도 강화하면서 오염물 저감 장치 등 설치재원을 SRI채권으로 조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등은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자금 사용 목적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투자 외에도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설치하는 데 조달자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대오일뱅크는 탈황설비 관련 투자에,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건조 등, LG디스플레이도 친환경 제품 생산 등에 조달자금을 쓰기 위한 목적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녹색채권도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녹색채권에서 일반 회사채(SB) 비중이 높은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8조7240억원 가운데 SB가 90.5%(7조894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밖에 실무의 용이성도 SRI채권의 자금사용목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SRI채권 인증기관 관계자는 “차환목적으로 SRI채권을 발행하려면 기존에 투입했던 자금의 흐름을 일일이 추적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작업이 쉽지 않아 신규 투자재원으로 SRI채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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