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채권 인증기관 '전열 재정비', 신평사·회계법인 대결? RM출신 조직장 내세워 네트워크 강화, 크로스펑셔널 ESG컨설팅 강점
이지혜 기자공개 2021-08-11 08:48:0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0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시장이 팽창하면서 인증기관도 전열을 재정비했다. SRI채권 인증시장은 크게 신용평가사와 회계법인으로 나뉘어 있다. 다만 조직개편의 방향성은 다르다.신용평가사는 영업력을, 회계법인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컨설팅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평가 애널리스트 경력이 있는 RM부문 출신 인사를 조직장에 선임했다. 기업과 네트워크를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회계법인은 ESG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한다.
◇신평사, RM출신 조직장으로 영업력 다진다
9일 SRI채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를 시작으로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ESG금융상품 관련 조직개편을 일단락지었다. 신용평가 3사 모두 ESG금융상품 관련 조직을 임시조직에서 정식조직으로 개편하는 등 승격시켰다.
성장성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RI채권 시장은 일부 금융사와 공기업이 주도했다. 그러나 올 들어 민간기업까지 대거 가세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팽창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신용평가사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며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인사가 눈에 띈다. 신용평가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RM출신을 조직장에 선임했다. 만나야 하는 기업고객이나 기업 임원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이해상충 방지 규정에 따라 ESG금융상품 인증조직과 신용평가 조직은 분리돼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와 ESG금융상품 인증조직은 채권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SRI채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한정적이다보니 영업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3월 ESG금융 상품 인증조직을 센터로 승격시켰다. 올 초까지만 해도 태스크포스팀이었는데 조직지위가 두 단계 높아졌다. ESG센터의 첫 수장은 조헌성 상무다.
조 센터장은 신용평가 실무를 맡아 수석 연구원까지 지냈다. 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의 규정과 관리를 책임지는 기획부문, 발행사와 투자자 마케팅, 대관업무까지 맡는 RM부문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비슷하다. 올 7월 ESG사업팀을 사업실로 격상시켰다. 서찬용 실장이 수장에 올랐다. 서 실장은 건설, 해운, 항공, 공기업, 전기전자 등의 신용평가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RM본부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유통과 운송, 조선, 식음료영역의 민간기업과 공기업 사이에서 네트워크를 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올 5월 PF평가본부 산하에 ESG평가팀을 꾸리면서 정규조직으로 승격시킨 점은 다른 신용평가사와 같다. 그러나 ESG평가팀의 첫 수장은 RM 출신이 아니다. 조병준 팀장은 해외 구조화금융 기법을 국내에 도입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PF평가본부장이 김형수 상무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신용평가부문과 기획실, PF평가본부장, 금융공공 RM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ESG금융상품 인증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해 올해 인사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김 상무가 영업 네트워크를 다지고 조 팀장은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등을 국내에 도입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SG경영 컨설팅 전문성 ‘UP', SRI채권 인증은 ’거들 뿐‘
회계법인 조직개편의 특징은 ‘원스톱 서비스’다. ESG경영과 관련해 전략, 리스크, 재무, 감사, 세무까지 기업고객에게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SRI채권 인증은 이렇게 세운 전략에 따라 부수적으로 진행한다.
딜로이트안진은 3월 ESG센터를 발족했다. 모두 60여명 규모다. 위기관리부문에서 17년 동안 전문성을 쌓아온 김학범 파트너가 주축이다. 이옥수 이사는 ESG센터에서 SRI채권 인증서비스를 제공한다. 회계법인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SRI채권 인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SRI채권 인증시장의 선두를 다툰다.
삼정KPMG는 4월 ESG비즈니스그룹을 꾸렸다. △ESG전략/실행CoE와 △ESG정보공시/인증CoE △ESG재무자문 CoE 등 세 조직이 그룹을 이룬다. SRI채권 인증은 ESG정보공시/인증CoE가 맡았다. 지난해까지 20여명 규모의 태스크포스팀이었지만 올해 김진귀 전무와 황정환 상무 등 4명의 담당 파트너와 산업별 실무인력 30여명이 배치됐다.
삼정KPMG는 2018년 원화 SRI채권을 처음으로 인증하면서 시장을 열었다. 그러나 핵심인력이 자리를 옮기면서 SRI채권 인증사업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가 올 들어 사업을 재개했다. KT와 M캐피탈의 SRI채권을 인증했다.
EY한영은 ESG임팩트허브를 7월 말 출범시켰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서비스(CCaSS)부문의 박재흠 파트너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EY한영에 합류했다. 2008년 설립된 CCaSS를 중심으로 ESG임팩트허브가 돌아가는 구조다. 다만 올 들어 신규로 인증한 SRI채권은 없다.
SRI채권업계 관계자는 “K택소노미 제정과 환경부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등으로 신용평가사와 회계법인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SRI인증사업과 관련해 존재감을 보이는 곳은 신용평가사와 딜로이트안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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