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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 현대커머셜 투자 회수 향방은 엑시트 여유…지배구조 개편 과정 '윈윈' 조력 염두

김경태 기자공개 2021-09-17 06:40:0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커머셜이 자사주 매입을 추진중인 가운데 이 회사에 투자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의 엑시트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어피너티는 현대커머셜의 경우 급할 것 없다는 입장으로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투자 회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커머셜은 전날(15일) 자사주 매입 추진을 공시했다. 오늘 10월 29일을 예상 시점으로 보고 있다. 공시상 매입 대상은 보통주와 기타주식(전환우선주) 전부다. 이같은 움직임에 어피너티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사측은 고비용 자본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전환우선주를 매입이 목적이라 밝혔다. 어피너티 역시 이번 자사주 매입은 엑시트와 무관한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아직은 엑시트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어피너티 측 관계자는 "현대커머셜은 투자한지 얼마 안 된 상황이고 회사가 잘 되고 있어서 아직 엑시트 계획은 딱히 없다"고 밝혔다.

어피너티 사정에 밝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에 투자하면서 현대카드나 다른 일반적인 대기업 소수지분 투자처럼 IPO 등을 포함한 엑시트 방안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확정된 사항은 없고 현대카드 엑시트처럼 외부에 지분을 넘기는 등 여러 방안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어피너티가 현대커머셜 엑시트에 보다 여유를 갖고 접근하는 데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부터 금융업계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금융 계열사가 분리될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정의선 회장 중심의 지분구조 개편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태영 부회장과 정명이 사장이 금융 계열사를 갖고 독립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반론도 존재한다. 다년간 자동차업계를 담당한 복수의 애널리스트,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포기하는 지분구조 개편은 어렵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시장의 내로라하는 선진국 완성차들은 모두 금융사를 거느리고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현대커머셜은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에 대한 금융을 담당하고 있어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카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사업적인 중요도가 낮다고 본다. 하지만 지분 구조 측면으로 보면 얘기가 다르다. 금융 3사 중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가진 유일한 곳이다.

현대커머셜의 1대주주는 현대차로 지분 37.5%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인 정명이 현대카드 사장이 25%, 그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12.5%를 갖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이 가진 현대커머셜 지분율을 더하면 현대차와 동일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어피너티로서는 현대커머셜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향후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변동이 본격화하는 경우 어피너티가 가진 지분의 몸값이 올라갈 수도 있다.

어피너티 사정에 밝은 고위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현실화한다면 이해당사자 간에 윈윈(Win-Win)이 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엑시트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어피너티는 2017년 현대카드에도 투자했다. 당시 싱가포르투자청(GIC), 칼라일그룹 계열의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와 함께 GE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를 인수했다. 보유 지분은 어피너티 9.99%, 싱가포르투자청 9%, 알프인베스트 5%이었다.

애초 기업공개(IPO)가 유력한 엑시트 방안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카드 업황이 악화되면서 IPO가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됐다. 그 후 지난달 중순 현대커머셜과 대만계 금융사 푸본금융그룹에 현대카드 지분 24%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어피너티가 약 4년만에 현대카드 엑시트에 나서면서 투자업계에서는 현대커머셜에 관심을 뒀다. 어피너티는 현대카드 지분을 인수한 이듬해에 현대커머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417억원을 투입, 지분 25%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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