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해외 대체투자 6.8조…코로나에도 안정·수익 '탄탄' [손보사 대체투자 리스크 진단]②운용자산 중 해외 비중 '압도적'…안정적 운용으로 리스크 최소화
이은솔 기자공개 2021-10-05 07:29:39
[편집자주]
손해보험사들은 2015년 이후 해외대체투자를 본격화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이해 국내 채권 중심 투자만으로는 더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몇년 사이 '코로나19'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는 점이다. 해외자산 손상 등 관련 리스크를 확연히 드러낸 곳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상황은 어떨까. 손보사의 해외대체투자 현황과 리스크 요인을 집중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은 손보업계에서도 '알짜회사'로 꼽힌다. 시장점유율이나 자산 규모도 물론 탄탄하지만 매년 높은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총자산 규모로는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하지만 순이익 기준으로는 공고한 손보업계 '2위'다.보험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건 자산운용이다. DB손보는 해외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자산운용수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본격적인 딜 소싱을 위해 미국 뉴욕에 자산운용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해외 투자 기조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운용자산 대비 해외투자 비중 업계 '최상위'
DB손보는 지배구조에서부터 자산운용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회사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산운용부문장이 사장을 따로 두고 있다. 김정남 부회장이 경영총괄 대표이사를 맡고, 그 아래 정경수 자산운용부문장이 사장을 맡고 있다.
정 사장은 DB손보 공채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온 운용 전문가다. 공무원연금공단, 새마을금고연합회 등 연기금의 자금운용본부장을 거쳤고 대형 사모펀드인 에이티넘파트너스의 대표도 맡았던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수적인 연기금의 투자 방식과 공격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방식을 모두 체화했다는 평이다.
자산운용을 중시하는 기조 아래 DB손보는 해외대체투자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내 중형사 중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DB손보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져(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금액)는 6조8000억원이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제외한 국내 중소형 손보사 8곳(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 농협손보)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 총합이 23조원이었는데 이중 1/3 가까이를 DB손보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총자산 규모로 2, 3위권을 다투는 현대해상(4조원)과도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DB손보가 굴리는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해외대체자산의 비중도 매우 높은 편이다. 보험연구원에서는 국내 보험회사의 운용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을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3.1%에서 16.8%로 추측하고 있다. DB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17.5%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롯데손보에 이어 대체 자산 비중이 업계 2위다.
◇안정성 '우수'…손상차손 비중 업계 최하위
DB손보의 경우 대체투자 자산의 안정성도 매우 높았다. 지난해 연말 결산 당시 많은 손보사들이 예상하지 못한 자산 손상을 경험했다. 이중 대부분이 해외 대체투자에서 발생했고, 코로나19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자산건정성 지표도 나빠졌다. 대체투자자산은 대부분 유가증권에 포함되는데, 평년 0.2% 수준이던 업계 평균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지난해 연말 1%까지 올랐다.
반면 DB손보는 특별한 자산손상을 인식하지 않았다. 원래도 전체 운용자산 대비 손상차손이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고,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도 손상차손이 눈에 띄게 늘지 않았다. 2020년말 기준 운용자산에서 손상차손이 차지하는 비중은 0.1%로 업계 평균 0.19%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자산은 부동산이다. 전체 대체투자자산의 30% 가량이 부동산 자산이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기반시설(SOC)가 약 20%를, 항공선박 분야가 10%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 지수연계상품이나 펀드, 사모주식 등을 포함한 기타 자산이 나머지 40% 가량을 차지한다.
부동산 중에서도 선진국인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DB손보의 해외 부동산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상업용 오피스 건물의 익스포저가 1조5000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고, 주거용과 기타복합시설이 5000억원 내외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북미 시장의 비중이 80%를 넘었다.
특히 투자구조에서도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DB손보 부동산 투자자산의 투자구조를 살펴보면 선순위 비중이 전체 자산의 2/3 가량을 차지한다. 업계 평균적으로 선순위 비중이 38%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해외 부동산은 선진국 부동산을 대상으로 선순위 담보 대출을 현지 금융기관이 조달하고 국내 투자자들은 중순위 이하를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선순위 투자는 후순위 투자에 비해 대출의 성격을 띠고 자산에 문제가 생겨도 먼저 상환을 받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대체투자 건별로 보유 구조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DB손보는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최소화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