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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의 고민, 곳간 채울 계열사가 안보인다 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 배당 의존...소수지분 매각으로 배당수입 감소할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1-10-25 07:44:1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6: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당이 주요 수익원인 현대중공업지주의 별도 매출은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책임져왔다. 지난해 전통적인 배당 효자였던 현대오일뱅크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던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소수 지분(38%) 매각으로 배당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산하에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현대로보틱스 등 알짜배기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현재 업황과 실적, 재무 요소 등을 고려할 때 배당 여력이 충분치 않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최대주주인 오너일가의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 규모를 키워야만 한다.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배당 효자로 급부상...소수 지분 매각 이후는?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는 순수지주회사다. 순수지주회사는 어떠한 사업 활동도 하지 않고,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과거 분할 이전 한국조선해양이 영위하는 로봇/투자부문을 승계하면서 사업지주회사로 분류됐다. 지난해 5월 로봇 부문(현 현대로보틱스)을 물적분할 후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순수지주회사가 됐다.

순주지주회사는 지배하는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주된 수입원으로 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산하에 여러 개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배당금을 수취한 계열사는 단 두 곳에 그친다. 전통적인 배당 효자인 현대오일뱅크와 최근 몇 년 새 다크호스로 떠오른 현대글로벌서비스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오일뱅크는 꾸준하게 배당을 실시해왔다. 최근 몇 년 간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에 배당한 금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2680억원, 2018년 3127억원, 2019년 2233억원, 2020년 1508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대비 차지하는 배당금 규모를 보여주는 (연결) 배당성향의 경우 2018년 61%를, 2019년 73.6%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가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에 쏟아 부은 셈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유업계가 휘청대면서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여력이 크게 감소했다. 꾸준하게 2000억~3000억원대 배당금을 현대중공업지주에 지급했는데, 지난해는 1500억원대로 급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배당 아쉬움을 채워준 게 현대글로벌서비스였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9년 사상 첫 배당규모가 56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무려 1600억원을 배당했다. 현대오일뱅크를 넘어서는 배당 규모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152만주)를 사모펀드 KKR에 넘겼다. 이와 별개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보유현금 1500억원을 배당 받았다. 소수 지분 매각 병행과 함께 지난해 배당금에 맞먹는 규모의 배당금을 미리 당긴 셈이다.

이는 앞으로 현대글로벌서비스로부터 유입되는 배당수익금이 감소할 것에 대비한 사전적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예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율이 100%에서 62%로 감소함에 따라 배당금 유입규모는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현대제뉴인 등 당장 배당 실시 여력 안돼

배당금 감소는 현대중공업지주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현대오일뱅를 포함한 여러 종속회사 및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그에 따른 배당금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자회사 배당금 수취로 확보한 유동성을 주주들에 배당하는데 써왔다.

2021년 6월말 기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및 특수관계인이 회사 지분의 34.4%를 보유하고 있다. 정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은 5.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KCC그룹이 보유하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넘겨받은 정 사장은 최소 15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당시 정 사장은 일부 지분을 공탁하고 2023년까지 5년 동안 연부연납 형태로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신고했다. 매년 정 사장이 납부해야 할 금액은 250억원 가량이다.

정 사장의 세금 재원은 현대중공업지주 배당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배당성향을 7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것과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현대중공업지주 산하에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글로벌서비스 뒤를 이을 효자 배당 계열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현대일렉트릭,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의 계열사가 속한 산업군에서 내로라하는 톱티어 그룹에 속하지만 업황 및 실적 난조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에 배당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조선업의 경우 업황이 살아나면서 수주 곳간이 가득 쌓였지만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 성장성에도 무게감이 실리지만 당장은 현대중공업지주가 배당으로 이익을 환수하기보다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게자는 “향후에는 한국조선해양이나 현대제뉴인 등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경우 배당 등을 할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올해 당장 배당을 실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현대중공업지주에 배당할 수 있는 계열사는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글로벌서비스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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