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위지윅' 엔피, 메타버스 M&A 시동 걸었다 펜타브리드 인수, 버추얼 IP 사업 속도…박상준 대표 주도 후속 투자 본격화
조영갑 기자공개 2021-10-27 08:00:4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지윅스튜디오(위지윅)의 자회사인 '엔피'가 M&A(인수합병)을 통한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스팩 상장 후 처음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을 인수한 엔피는 의정부에 구축하고 있는 XR(확장현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버추얼 IP(지식재산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공격적으로 타법인 투자에 나서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는 위지윅식(式) '확장 본능'이 시작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피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1세대 기업인 '펜타브리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43만주(50.5%)를 51억원에 인수했다. 엔피의 첫 자회사로 편입된 펜타브리드는 2001년 설립된 크리에이티브그룹이다. 대기업 향 소셜 마케팅, 디지털 콘텐츠, 웹 UX·IX 제작에서 풍부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펜타브리드는 매년 150억~170억원가량의 매출액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2018년 156억원, 2019년과 지난해 각각 17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4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019년 1억원과 지난해 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 때문에 엔피가 안정적인 매출액과 수익을 내는 기업을 경제적으로 인수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엔피는 펜타브리드 인수를 기점으로 메타버스 IP 사업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SM엔터테인먼트 등의 엔터 기업이 불붙인 버추얼 IP(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다양한 브랜드 익스피어런스(BE), XR 콘텐츠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그림이다.
박상준 엔피 대표는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같은 글로벌 전시회에서 회사의 임원 대신 로지나 레아 같은 버추얼 IP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훨씬 콘텐츠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 버추얼 인플루언서 1호로 알려진 릴 미켈라(Lil Miquela)는 각종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면서 연간 150억원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엔피는 자회사 펜타브리드를 통해 IP의 아이덴티티(정체성), 세계관 스토리텔링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후속 M&A를 통해 실제 IP 모델링, 웹 운용 작업에 착수한다. 정신세계와 환경을 구축한 뒤 이를 이식할 신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엔피는 뛰어난 3D 그래픽 제작기술을 보유한 테크 다수를 '쇼핑 리스트'에 올려두고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3D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가 유력하다. 이 제작사는 BTS의 메타버스 애니 캐릭터인 '타이니탄(TinyTan)'을 제작한 회사로 유명하다. 올해 6월 엔피의 모회사 위지윅이 30억원을 들여 지분 60%를 확보했다. 타이니탄을 비롯해 에블리(EVERLY), 리얼주주(REAL ZOOZOO) 등의 콘텐츠가 호평을 받으면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엔피는 이 제작사의 과반 지분을 인수해 XR 제작 체인의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실탄은 충분하다. 삼성스팩2호와 합병을 진행하면서 확보한 스팩 내 유동자금 150억원과 엔피 자체 보유 현금성자산 50억원 등 총 200억원이 신사업의 종잣돈으로 활용된다. 펜타브리드를 인수하면서 사용한 51억원 외에 콘텐츠 제작사 인수에 50억원, 의정부 XR 스튜디오 구축 및 투자에 100억원 등을 배정해 뒀다. 이후 메타버스 사업이 본격화되면 내부 현금흐름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밸류체인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신사업 투자 및 M&A를 주도하고 있는 박상준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1986년생인 박 대표는 위지윅에서 CFO를 맡으면서 박인규·박관우 대표를 도와 다양한 신사업 투자를 진행했다. 위지윅이 엔피(옛 ANP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한 이후 송방호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으면서 스팩상장 실무를 주도, 코스닥 시장에 안착시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펜타브리드 M&A 작업 역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엔피가 '작은 위지윅'으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위지윅이 M&A 및 신사업 투자(박인규), 사업총괄(박관우) 등 공동대표의 역할 분담을 통해 기업가치를 단숨에 '벌크업' 시킨 것처럼 엔피 역시 위지윅의 행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위지윅은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면서 메타버스 섹터 내 명실상부한 '대장주'로 등극했다. 엔피도 송 대표가 기존 컨벤션 및 브랜드 익스피어런스(BE) 사업을 주도하고, 박 대표가 신사업 투자를 총괄하는 투톱 체제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포부다.
엔피 관계자는 "버추얼 IP 사업 관련한 밸류체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IP를 기반으로 XR 스튜디오 사업을 안착시키고, 이를 토대로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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