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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L/O 전술, 빅파마 일변도서 탈피 캐나다 신약 개발사 앱토즈와 5000억 딜, 업프론트 60%는 '주식'

심아란 기자공개 2021-11-08 09:10:3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의 라이선스 아웃(L/O)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캐나다 소재 바이오 벤처와 5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최근 5년 사이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조 단위 빅딜을 성사시킨 것과는 사뭇 달라진 행보다.

한미약품은 4일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인 FLT3억제제(HM43239)를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Aptose Biosciences, 이하 앱토즈)에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HM43239의 전 세계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는 앱토즈가 확보한다.

1986년 설립된 앱토즈는 혈액 질환 분야에 주력하는 신약 개발 기업이다. 2014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현재 직원 수는 40명 정도다. 본사는 캐나다 토론토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기술 상용화 경험은 없어 자체 영업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않으며 재무활동으로 R&D 비용을 충당한다. 별도의 매출은 없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352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은 2600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그동안 한미약품이 벤처 기업에 후보물질을 이전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기술이전 성과를 내기 시작했던 2015년 이후 8건의 L/O를 체결했으며 거래 상대방은 주로 글로벌 제약사였다. 권리가 반환된 5건을 제외해도 미국 머크(MSD), 제넨텍(Genentech) 등 규모 있는 기업이 주를 이뤘다.

신약 임상 단계에 있는 기술기업의 경우 빅파마 대비 보유 자산이 한정적인 만큼 계약 규모도 자연스레 줄었다. 이번에 한미약품은 앱토즈와의 총 계약 금액을 4억2000만달러(4961억원)로 책정했다. 최근 5~6년 사이 체결된 L/O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다.

선급금(upfront)도 현금보다는 거래 상대방의 주식의 비중을 높였다. 우선 500만달러(59억원)를 현금으로 수령하고 750만달러(89억원) 규모의 앱토즈 신주를 나눠 받기로 했다. 한미약품이 앱토즈 지분 3% 가량을 확보하는 구조다.

과거에 기술료로 거래 상대방의 주식 일부를 취득한 적은 있었다. 미국 스펙트럼(SPECTRUM)에 이전했던 물질이 2016년에 임상 단계가 진척되자 그 대가로 30억원어치 주식을 제공 받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술이전 전략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물질을 책임감 있게 잘 개발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는 원칙에 앱토즈가 부합했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 공식 홈페이지

앱토즈는 재발·불응성 AML, 고위험 골수이형성증후군(MDS) 등 혈액 종양 치료 신약 후보물질 네 가지를 구축해 뒀다. 이번에 한미약품에서 도입한 물질(HM43239)과 작용기전이 유사하고 적응증이 동일한 파이프라인도 보유 중이다.

이는 CG-806으로 국내 신약 개발사인 크리스탈지노믹스로부터 도입했다.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 권리를 4억2800만달러에 사들였다.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에 지불한 총 선급금은 400만달러다. 현재 CG-806은 미국에서 AML 환자 대상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HM43239도 미국에서 임상 1/2상이 진행되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이듬해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한미약품의 이번 기술수출이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로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한미약품은 L/O 실적을 바탕으로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166억원, 204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술수출로 인한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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