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대비' DGB생명, 1000억 '통 큰' 증자 채권재분류 직후 금리상승에 RBC비율 하락…증자 후 270%대 '안정권'
이은솔 기자공개 2021-11-11 07:17:2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12: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생명보험이 '통 큰' 증자를 실시한다. 2023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IFRS17) 대비를 위해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금리가 상승하면서 크게 하락했던 지급여력(RBC)비율도 안정권인 200% 후반대로 올라서게 됐다.1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생명보험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의 증자 안건을 의결했다. 자본금 납입일은 올해 12월 30일이다. 올해 3분기말 기준 DGB생명의 RBC비율은 204% 수준으로 나타났다. 증자가 완료되면 지급여력(RBC)비율은 27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DGB생명은 지난해 단행한 채권재분류의 영향으로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었다. 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6월 보유하고 있던 4조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들을 전액 매도가능증권으로 옮겼다.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조정하게 되면 만기보유증권 매입시 금리와 현재 금리 사이 변동에 따라 평가손익이 발생하게 된다.
저금리 기조에서는 장기채를 매도가능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평가이익이 대거 발생한다. 실제로 채권 재분류 직후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을 지급여력금액에 반영하면서 DGB생명의 RBC비율은 급등했다. 2020년 1분기말 188%였던 RBC비율은 2분기말 300%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금리가 다시 상승 기조에 접어들면서 채권재분류 효과가 급감했다. 매도가능금융자산은 금리 변동에 따라 평가손익을 매분기 회계상 반영하는데 금리 인상기에 채권을 시가평가하게 되면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올해 1분기말 RBC비율은 직전 분기 274%대비 47%포인트 하락한 227%를 기록했다. 가용자본은 전분기 대비 1123억원 감소했는데 이중 886억원이 기타포괄손익(FVOCI)에서 줄어들었다. 채권의 평가손실이 RBC비율 하락의 원인이었다는 의미다.
이에 후순위채를 찍어 RBC비율 하락을 상쇄했다. 올해 5월 DGB생명은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1분기말 기준 213%까지 하락했던 RBC비율은 2분기 228%까지 상승했다. 다만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본확충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채권재분류가 효과를 봤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채권재분류로 인한 RBC비율 상승은 현행 제도에서는 가능했지만, 2023년 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는 자본적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자본여력이 생기면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을 보다 공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그동안 DGB생명은 RBC비율이 높지 않았던 만큼 위험가중자산(RW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들은 심사숙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DGB생명은 지난해 김성한 대표이사 취임 이후 변액보험에 특화된 중소형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 DGB생명 상품 비중에서 70%가 변액보험으로 이뤄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액보험은 위험보험료가 커 당장의 손해율은 높지만 시가 평가에서는 유리해 향후 IFRS17이 도입되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DGB생명 관계자는 "2023년 도입되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의 증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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