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랑스 소설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황무지 마을을 풍요로운 곳으로 바꿔낸 양치기 노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나무 심기를 장려하기 위해 소설을 집필했지만 그 이면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이 녹아 있다.양치기인 ‘엘제아르 부피에’는 매일 100개의 도토리를 골라 척박한 마을에 심었다. 너도밤나무 재배법을 연구하며 묘목을 기르는 등 죽어가는 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30년 넘게 도토리를 심었고 마을을 숲이 우거진 비옥한 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대가를 바라고 도토리를 심은 게 아니다. 도토리나무 숲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묵묵히 실행했을 뿐이다. 동시에 향후에 생길 수 있는 리스크 대비와 미래 성과라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제품가격 동결을 위한 오리온의 활동이 제과업계 안팎에서 회자되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오리온은 2013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고객을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건강한 성장’을 통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윤리경영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오리온의 의지는 올해 더욱 부각됐다.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오리온은 기존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4.7%와 5.9% 증가한 6253억원과 1142억원을 기록하며 경쟁사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리온이 액란류와 유지류, 전분당 등 원재료 가격이 지속 상승했는데도 가격 동결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8년간 축적한 원가 관리 노하우가 있다. 실제 오리온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생산과 물류의 재고관리, 글로벌 통합 구매 관리, 비효율 제거 등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중 글로벌 통합 구매 관리는 제품가 동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글로벌 통합 구매 시스템의 경우 지난 2017년 기존 원료사업부문이 개편되면 체계가 구축됐다. 이후 글로벌 원료의 수급 및 품질 등에 필요한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엘제아르 부피에가 척박한 마을에 풍요를 가져다준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십년간 반복된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리온의 상황도 결코 다르지 않다. 예측할 수 없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러한 오리온의 노력과 결실이 언젠가 엘제아르 부피에의 도토리처럼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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