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코빗이 SK스퀘어 첫 투자처로 선택받은 이유 NXC가 지배하는 단순한 지배구조…거래량 적지만 기술 우수해 '가성비'↑
성상우 기자공개 2021-12-01 08:17:4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30일 14: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위권 거래소 코빗이 4년만에 첫 외부투자를 유치하며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최대주주인 NXC 입장에서도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었던 우려를 덜었다.주요 거래소 중 주목도가 가장 낮았던 코빗에 대한 투자를 두고 여러가지 관측이 나온다. 4대 거래소 중 투자로 들어갈 여력이 있는 사실상 마지막 거래소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투자 매력요인은 최대주주 NXC 중심으로 이뤄진 단순한 지분 구조다. 지난해말 코빗의 주주는 NXC(최대주주)를 비롯해 창업자인 유영석 전 대표(2대주주), 심플캐피탈퓨처스(Simple capital futures) 3인 전부였다. '기타주주'가 있었으나 지분율이 2% 미만이라 유의미한 지분율은 아니다.
SK스퀘어가 복잡한 협상과정을 거치지 않고 딜을 끝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추진한 김정주 NXC 대표와의 담판만으로 계약을 거의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SK스퀘어는 600억원 규모 신주를 매입하고 창업자이지만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 지 오래 된 유영석 전 대표의 구주(300억원)를 떠안는 방식으로 협의를 끝냈다.
지배구조가 복잡한 빗썸의 경우 이같은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분구조다. 실질적 지배자가 누구인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유의미한 지배력을 가지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해야할 거래 상대방도 다수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이미 결속력있는 파트너들이 선점하고 있어 틈새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창업 초기부터 카카오의 투자를 받으며 '혈맹' 관계를 유지해왔다. 코인원은 최근 게임빌에게 38% 지분을 내주며 전략적 투자자로 받아들인 상태다.
2대주주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거래소가 코빗이었던 셈이다. 거액을 들여 4년 넘게 코빗을 떠안아 온 기존 최대주주(NXC)측에게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리스크 분산은 솔깃한 제안이었다. 지분 보유만 하고 있는 전 창업자의 엑시트 의지가 있다는 점을 빠르게 파악한 점도 주효했다.
SK스퀘어의 모태인 SK텔레콤이 NXC의 핵심 계열사인 넥슨코리아와 수년전부터 협업하고 있었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이다. 모바일 신사업의 일환으로 VR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노리고 있던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넥슨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당시 넥슨의 온라인게임 IP 3종에 대한 사용계약을 따온 뒤 '카트라이더 VR' 등 실제 신작을 출시하기도 했다. 넥슨이 주최하는 e스포츠 대회인 '카트라이더 리그' 메인스폰서로 SK텔레콤이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게임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뒤 양사간 협업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히스토리 덕분에 SK텔레콤 출신의 윤풍영 CIO가 넥슨 창업자 김정주 대표와의 협상 채널을 개설하는 과정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수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4대 거래소 중 거래량이 가장 적고 최근에 M&A 매물로 나온 적도 없어 밸류 측면에서 가장 저평가됐다는 점도 고려됐다. 반면 게임·IT 기반 회사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어 기술적 완성도 측면에선 준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성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소 중 코빗을 포함한 4곳만이 원화 마켓 사업을 허가받은 만큼 향후 4곳 중심의 과점체제가 굳어진다면 성장폭은 코빗이 제일 클 것이란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4대 거래소 중 마지막 남은 코빗에 대한 투자자가 나타날 것이란 점은 어찌보면 예견된 수순"이라며 "회사의 면면만 놓고 본다면 카카오를 우군으로 보유한 업비트에 이어 가장 강력한 파트너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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