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엔씨, '재무개선 vs 경영권' 아슬아슬 줄다리기 유증 2034억 창사후 최대, 최완규 대표 지분율 2014년 이후 20%p 하락
남준우 기자공개 2021-12-07 08:01:15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2일 13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스팩 합병 상장사 가운데 몇 안되는 1조원대의 시가총액을 보유 중인 한국비엔씨가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근 메자닌 발행 등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다만 최대주주인 최완규 대표의 지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의 유상증자인 만큼 배정분을 인수하기 위해 구주 매출 혹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계획 중이다.
◇발행 주식수 1300만주, 기발행 주식수 24.87%

이번 유상증자는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이다. 한국비엔씨는 2019년 12월 NH스팩11호와 합병을 통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성공했다. 국내 스팩 합병 상장사 가운데 몇 안되는 1조원대 시가총액을 보유한 곳이다.
이번 유상증자 발행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 수혈과 더불어 최근 들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한국비엔씨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메자닌 발행을 단행했다. 지난 4월 1회차 전환우선주(CPS)와 2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에셋원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CPS 금액은 총 50억원이다. CB 규모는 무려 350억원에 달했다.
CB와 CPS 관련 부채가 쌓이면서 작년 말까지만 해도 306억원에 불과했던 부채총계는 올 3분기말 기준으로 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비엔씨 자산총계가 138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3%에서 263%로 치솟았다.
◇CB·CPS 파생상품 손실 처리로 회계상 타격
이 기간 순손실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한국비엔씨는 올 3분기말 기준 매출 182억원, 영업손실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올 3분기말 기준 순손실 규모는 무려 1909억원이다.
CB와 CPS 등 메자닌에 대한 평가손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K-IFRS 기준에 따라 이들 사채는 주가 상승에 따른 회사의 잠재적 손실을 순손실로 계상해야 한다.
CB나 CPS는 리픽싱(Refixing, 전환가액조정)과 전환비율 조건이 부여되면 주가 등락에 따라 전환권 가치가 달라진다. 이에 전환권 대가를 파생상품부채로 분류한다. 주가 상승 시 전환권의 공정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차액 만큼 파생상품 손실로 회계처리한다.
지난 4월 발행했던 350억원 규모의 CB 전환가액은 7620원이다. 사채 발행 당시 약 8000원이었던 한국비엔씨의 주가는 1일 종가 기준으로 2만7150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파생상품부채평가손실로 1917억원을 인식한 이유다. 실질적인 현금 유출은 없지만 회계상 타격은 적지 않다.
이번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재무구조 개선에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회계상 자본으로 들어오는 만큼 부채비율을 50%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채무상환을 통한 추가적인 재무건전성 개선도 예상된다. 한국비엔씨는 이번 유상증자로 들어오는 자금 가운데 288억원을 채무상환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에 대한 대출 상환에 해당 자금을 1순위로 사용할 예정이다.
461억원은 당뇨/비만치료 펩타이드의약품 시설과 항독성 간장엑스 생산라인 확장을 위한 시설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해당 투자금은 2023년 하반기까지 소진될 예정이다.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1253억원은 당뇨/비만치료 펩타이드 의약품 임상시험 등과 관련된 각종 연구개발비와 운영 경비 등으로 사용된다.

◇유증·메자닌 전환 후 최 대표 지분율 추가 하락 불가피
재무구조 개선과는 별도로 최대주주 지분율의 추가 희석은 불가피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최완규 대표는 333만8984주를 배정받는다. 최 대표는 배정분의 50%에 해당하는 규모로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청약 참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에 보유 중인 주식(1302만5970주) 가운데 117만1639주를 장외거래 매각 혹은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거래가 이뤄지면 올 3분기말 기준 25.28%였던 최 대표의 지분율은 20.96%로 하락이 불가피하다. 경영권에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2014년 이후 최 대표의 지분율은 15%p 이상 하락했다.
향후 CPS와 CB의 보통주 전환까지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 CPS 발행 주식 수는 73만1959주, CB는 459만3175주다.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최 대표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 보유 주식 수는 1352만3823주가 된다. 유상증자와 CPS, CB의 보통주 전환으로 전체 주식수가 증가하면 최 대표의 지분율은 단순 계산하더라도 19.15%까지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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