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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한국무역보험공사]역대 최대 중기 지원에도 여전한 '대기업 편애'③17년 경영실적평가 낙제점, 국감 단골소재…수출금액 차이 탓 억울한 측면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1-12-09 07:22:03

[편집자주]

'대한민국 무역 성장의 원동력, 해외 시장 개척의 든든한 파트너.'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가 내걸고 있는 기치다. 30년간 수출입기업과 금융사를 지원하고 기금을 운용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다만 여전히 대기업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아쉬움도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7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K-SURE)의 가장 큰 미션은 수출기업 무역보험 지원이다. 그런데 매년 국정감사에서는 무보가 대기업을 편애한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앞서 2017년 경영실적평가에서 중소기업 글로벌 지원 비중이 약화하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지적도 받았으나 이에 대한 개선은 수년째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무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매년 중기 지원 규모를 키우며 올해에도 역대 최대 수준을 달성했다. 무역보험 규모는 사실상 수출 금액에 비례해 움직이는데 대기업과 중소·중견업체 간 수출 물량 차이가 커 간극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무보 측 입장이다. 실상은 어떨지 관심을 끈다.

◇중기·중견 단기보험 지원 비중 34% '제자리걸음' 비판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부문을 나눠 평가한다.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따르면 무보와 같은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경영관리에서 △경영전략 및 리더십(6) △사회적 가치 구현(23) △조직·인사·재무관리(9) △보수 및 복리후생관리(8.5) △혁신과 소통(3.5) 등 50점을, 주요 사업의 계획·활동·성과를 종합평가해 50점을 나눠 부여한다.

무보의 경우 주요 사업을 △수출 성장동력 지원 사업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 사업 △무역보험 기반 강화 사업 △주요사업 지표 구성의 적정성 및 목표의 도전성 등 4개 지표로 나눠 평가받는다. 그런데 2017년도 경영실적평가에서 무보는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 사업 성과관리의 적정성' 측면에서 'D+' 등급을 받았다.

중소기업 글로벌 지원 비중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구체적인 지적사항도 나왔다. 무보는 벤더 박람회(Vendor Fair)를 통한 중기 기자재 수출 기회를 확대하고 중소·중견 EPC(설계·조달·시공)클럽을 통해 애로사항을 수렴할 채널을 늘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구조 설계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역량 지원을 강화하고 중소중견기업의 해외프로젝트 지원 규모를 2017년 1조3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도 했다.

*출처=알리오(ALIO)

하지만 그 이후 수차례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무역보험 지원 규모에서 대기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이 올해 무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단기수출보험의 대기업 비중은 66%를 기록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20%, 14%에 그쳤다.

단기수출보험은 기업이 결제 기간 2년 이내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 수출이 불가능하거나 대금을 받지 못할 때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을 말한다. 무보가 취급하는 전체 무역보험 가운데 93.6%를 차지한다.

지난 2017년부터 추이를 살펴봐도 비슷하다. 2017년 단기수출보험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였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19%, 14%를 기록했다. 경영실태평가 때 지적을 받았으나 개선세가 눈에 띄지 않는다.

중장기수출보험에서는 대기업 쏠림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 9월 말 기준 중장기수출보험에서 대기업은 75%의 비중을 차지했다. 대기업에 비해 비교적 유동성이 부족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무보가 대출보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실

◇대기업과 수출 물량 간극 좁히기 어려워, 코로나19 특별지원까지

그런데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는 게 무보 측 주장이다. 무보는 중소기업 지원 실적은 매년 늘어나는데 대기업의 무역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비중을 높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무역의 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수출은 역대 최고치인 1052억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국내 수출 규모가 5838억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18% 수준을 차지했다. 수출 금액 자체가 대기업에 크게 못 미쳐 무역보험 금액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무보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 실적은 올해에도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고 있다"며 "실제 지원 실적은 수출금액에 비례해 늘어나는데 대기업 수출 물량이 워낙 크다 보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실제 무보는 중기 지원을 역점으로 삼고 이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국내 5대 은행과 협약을 맺고 중소·중견기업에 유동성을 공동 지원하는 포괄 매입 보증의 기업별 최대 지원한도를 9월부터 기존 25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2배 늘렸다. 건강보험공단, 관세청,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손잡고 지난해 12월 출시한 비대면 방식의 다이렉트 보험·보증도 9개월 만에 실적 500억원을 달성했다.

앞선 국감 자료를 봐도 무보가 지원한 중소중견업체 수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단기보험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2만5910개에서 올 9월에는 2만7549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지원을 받은 중견기업 수도 354개에서 364개로 늘었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 139개에서 131개로 줄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무역보험 실적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비슷하다"며 "올해에는 특히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이 어려워져 특별 지원까지 이뤄진 만큼 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출처=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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