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주주' 대한상선, 평가손실 132억...매각 타이밍은 내년 IPO·M&A '빅 이벤트' 앞둔 SM그룹...주가 모니터링 목적 보유기간 장기화 전망
김서영 기자공개 2021-12-14 08:19: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의 벌크(Bulk)선사인 대한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 주식에 대해 132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주식 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대한상선은 내년까지 HMM 지분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내년 SM그룹에 경영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HMM 주가가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무산됐던 SM상선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내년 상반기 다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쌍용자동차 인수 의지를 접었던 SM그룹이 HMM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제대로 된 '한방'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8일 대한상선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HMM 주식에 대한 평가금액은 726억원으로 총 취득금액보다 132억원 감소했다. 대한상선은 올해 4월 HMM 주식을 50억원에 최초로 취득했다.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859억원을 더 사들였다. 현재 대한상선이 보유한 HMM 주식은 215만5221주로, 지분율은 0.53%다.
대한상선이 평가손실을 감수하고도 HMM 주식을 그대로 보유할지 관심이다.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상선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HMM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매각 시점을 따로 정해두고 있지 않다"며 "현재 HMM 주식 매각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대한상선이 HMM 주식을 매입했던 당시 해운업계에서는 뜻밖의 행보라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선은 벌크 운송을 주력으로 하는 해운선사이고, HMM은 컨테이너선사이기 때문에 접점이 크지 않았다. 또한 대한상선은 단기간에 시세 차익을 얻고자 하는 목적의 단순 투자라고 선을 그어 왔다. 이 때문에 주식 보유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SM상선의 IPO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대한상선이 보유한 HMM 주식의 본래 쓰임새가 알려지게 됐다.
당시 SM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HMM 지분을 가지고 컨테이너선 시장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대한상선이 백업 역할을 맡는 것"이라며 "SM상선이 IPO에 나선 가운데 같은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좋은 성과를 내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져야 SM상선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SM상선의 IPO가 자진 철회로 무산됨에 따라 대한상선의 HMM 주식 보유 기간도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서는 SM상선이 내년 상반기 IPO에 재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해 IPO에 성공할 때까지 HMM 주식을 보유할 것이란 해석이다.
앞서 SM상선은 피어그룹인 HMM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업가치가 2조원 수준으로 낮게 형성돼 지난달 초 IPO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HMM 주가가 SM상선 IPO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만큼 IPO 작업과 HMM 주식 보유는 함께 가져갈 이슈로 풀이된다.
나아가 대한상선이 HMM 주식을 보유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SM그룹이 내년 HMM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SM그룹 관계자는 "HMM 측에서 인수 제안이 온다면 진지하게 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SM그룹은 인수자 입장에서 HMM 주가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에 따라 시가총액이 달라져 SM그룹의 인수 여력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주가가 5만원 이상을 기록했던 지난 6월 초 HMM의 시총은 15조원을 웃돌았다. 이달 8일 종가 기준 HMM 시가총액은 13조4730억원이다.
특히 최근 HMM 주가는 대내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연달아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결정을 발표하자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해진공 단독 체제 전환 등 HMM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한상선의 재무구조도 양호해 투자금 회수가 급하지 않다. 올 3분기 말 대한상선의 부채비율(연결)은 81.3%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96.1%포인트(p) 낮아졌다.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 상환 등 재무활동에 현금 2069억원을 지출하며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4011억원에서 올해 9월 말 2514억원으로 감소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