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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ES 시대' 개막···MK 사단 퇴진 'MK 최측근' 윤여철 부회장, 고문으로···ES 직접 영입한 비어만·슈라이어 사장도 자문격으로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20 09:39:0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지난해 10월 그룹 수장에 오른 정의선 회장의 체제가 공고히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버지(MK) 시대와의 완전한 작별이자 현대차그룹에 선진 자동차 기술과 디자인 DNA를 심은 인물들과의 이별이다. 정의선(ES)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셈이다.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윤여철 부회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아래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순으로 직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세 인물의 이동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이다.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윤 부회장(정책개발 담당)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최측근이다. 정 명예회장의 사단으로 함께 묶였던 김용환 전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전 현대건설 부회장이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퇴임할 때 자리를 지켰으나 이번에 퇴임하게 됐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뿐 아니라 재계에서 알아주는 노무 부문 전문가이다. 국내 노조 가운데 가장 협상력이 강한 현대차 노조로부터도 큰 신뢰를 받아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부회장의 임무는 정상빈 정책개발실장(부사장)이 맡는다. 노무 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015년 영입돼 6년 가량 고성능차량 개발과 연구개발 조직을 담당한 비어만 사장은 내년 1월부터 유럽기술연구소에서 자문직을 수행한다. 현대차의 고성능 라인 브랜드인 'N'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로얄티가 강한 그는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서 고성능 차량 개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윤여철 고문, 알버트 비어만 테크니컬 어드바이저,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어드바이저.

정 회장은 전일 진행한 비어만 사장 퇴임식에서 "비어만 사장의 리더십이 현대차그룹을 세계 자동차 시장 선두주자로서 위상을 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비어만 사장이 맡아온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엔 박정국 사장이 앉는다.

현대차 디자인경영 담당인 슈라이어 사장도 일선에서 물러난다. 2006년 영입된 그는 현재 기아 디자인의 효시 격인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을 선보이며 현대차그룹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TT, A3, 골프4 등을 디자인한 그는 유럽 감성을 현대차그룹에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라이어 사장은 최근 정 회장에 대한 높은 신뢰를 나타내며 "내가 마음껏 날아오르도록 했다. 그는 내게 힘과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슈라이어 사장은 '디자인 어드바이저'로서 디자이너 양성과 대외 홍보 업무를 맡는다. 슈라이어 사장과 비어만 사장 모두 정 회장이 기아 사장, 그룹 수석부회장 시절에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아버지 세대의 마지막 인물로 꼽히는 윤 부회장, 그리고 정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던 시기에 영입된 비어만 사장과 슈라이어 사장이 퇴임하면서 재계에선 지난해 미완이었던 정 회장 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의 '독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는 회장 선임 두 달 만에 이뤄졌었다.

재계 관계자는 "윤 부회장과 두 명의 외인 사장 외에 MK 시대 때 사장으로 승진했던 이원희 사장과 이광국 사장 등도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며 "이번 인사로 정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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