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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임기만료 3인 CEO, 안정 택할까 기아 송호성·현대모비스 조성환·현대트랜시스 여수동 사장, 평가·실적 모두 '긍정적'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14 08:23:0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삼성과 SK, LG그룹이 계열사 사장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이로써 재계 4대 그룹에서 현대자동차의 임원 인사만 남은 상황이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임원 인사 발표 시기를 이달 중순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임기만료를 앞둔 주요 계열사 CEO 3명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 중 기아의 송호성 사장과 현대모비스의 조성환 사장, 현대트랜시스의 여수동 사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임원 인사가 이뤄지기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규모이다.

지난해 말 현대위아 김경배 사장과 현대글로비스 김정훈 사장, 현대오토에버 오일석 대표(전무), 현대케피코 방창섭 대표(부사장)가 임기만료를 앞뒀다. 이 가운데 김정훈 사장과 방창섭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고 현대위아와 현대오토에버의 CEO는 지금의 정재욱 사장과 서정식 대표(부사장)으로 바뀌었다.

차이가 있다면 올해는 그룹 내 모빌리티 계열사들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더 크고 중요한 계열사의 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총계(연결기준) 기준으로 기아는 두 번째, 현대모비스는 세 번째로 크다. 자동차 변속기와 시트 등을 제조하는 현대트랜시스도 열 손가락에 드는 크기를 자랑한다.

(출처=각 사 사업보고서)

올해 현대차그룹에 앞서 임원 인사를 단행한 삼성과 SK, LG그룹에 대한 평가는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했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특히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모두 교체하며 주목을 받았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 사장에 40대를 앉혔고, LG그룹도 '2인자'로 불린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에 선임했다.

이처럼 삼성과 SK, LG그룹이 모두 핵심 계열사의 '얼굴'을 바꾸면서 현대차그룹도 이 같은 선택을 할지가 재계의 관심사 중 하나이다. 현대차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인 모빌리티 산업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와중에 있기 때문에 변화 필요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물론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을 연임시키는 등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10월 총수에 오른 정의선 회장이 두 달 뒤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변화를 충분히 보여줬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사가 장재훈 현대차 CEO(사장)이다. 장 사장은 올해 독일에서 탄소중립 발표 등을 직접 진행하는 등 CEO로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조 사장도 정 회장이 첫 임원인사에서 발탁한 인물이다. 전임인 박정국 사장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아 있었음에도 정 회장은 당시 현대모비스 전방BU장과 R&D부문장을 겸하던 조 부사장을 승진·선임했다. 그만큼 조 사장에 대한 정 회장의 신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이 취임하며 1년 임기를 받은 건 전임인 박 사장의 잔여 임기를 그대로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사정으로 조 사장이 기회를 더 받을 것이란 목소리가 작지 않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을 오가며 주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조 사장은 현대모비스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이다.

재계 관계자는 "등기이사의 임기는 3년"이라며 "조 사장은 전임인 박 사장이 1년 가량의 등기이사 임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임기가 1년으로 사업보고서에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기 1년은 분명 길지 않지만 연임 여부는 인사 발표 직전까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 현대트랜시스 여수동 사장.

기아의 송 사장은 2020년 6월 취임했다. 송 사장도 현대모비스의 조 사장과 동일하게 전임 사장의 임기가 남아 있음에도 수시 인사를 통해 선임된 사례이다. 당시 기아는 야심차게 내놓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정부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세제 혜택 대상에서 벗어나는 등의 이슈가 있었다. 송 사장은 일종의 소방수였던 셈이다.

지난 2년 가까이 송 사장 지휘 아래 기아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기아에서 수출기획실장과 프랑스판매법인장, 유럽총괄법인장 등 해외 영업 부문에서 쌓은 경험을 발휘한 것이다. 현재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다.

2019년 취임한 현대트랜시스의 여 사장은 임기만료를 앞둔 주요 계열사 CEO 3명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재직했다. 여 사장은 '통합' 현대트랜시스의 첫 번째 CEO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2019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여 사장은 지난 3년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이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여 사장은 매우 열정적인 인물"이라며 "통합 조직의 사업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2~3년 주기로 바뀌었다"며 "다만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현대모비스와 기아, 현대트랜시스의 CEO들은 1960년대 초반생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조 사장이 1961년 10월생, 송 사장이 1962년 10월생, 여 사장은 1961년 9월생이다. 현대차그룹의 C레벨 임원들 대부분은 1960년대 초반생이다. 앞서 언급한 현대차 장 사장도 1961년 10월생이다. 1970년대생들이 계열사 대표로 선임되는 현 추세와 비교하면 현대차그룹 임원들의 연령대는 높은 편이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임원 인사가 15일 정도엔 발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돈다"면서도 "다만 임원 인사는 기밀 중의 기밀이기 때문에 정확한 일정을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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