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23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큰 규모의 임원 인사를 냈다. 현대차 출신을 포함해 20~30년 장기근속자가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플랜트 쪽에 다소 집중된 인사가 됐다. 핵심본부에서 인력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15명의 임원을 신규선임했다. 기존 사업부장, 본부장, 영업담당, 실장 직함을 갖고 있던 인력의 교체가 대거 이뤄졌다.

직급별로는 전무급 3명과 상무급 11명이 물러났다. 20~30년 장기 근속자가 다수 포함됐다. 최장 33년 이상 근무한 설계담당 임원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사업본부별로는 플랜트 인력이 교체 타깃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플랜트수행사업부장, 플랜트해외영업담당, 플랜트기자재실장, 알제리사업팀장, IKAN설계담당 등이 포함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일반 종합건설사와 달리 엔지니어링 업체 특성상 플랜트사업본부(화공, 전력)가 상당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부문이 42.22%, 건축주택 부문이 45.70%로 양분하고 있다. 사내 주력부서 중 하나인 만큼 전략적인 쇄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신규선임된 상무급 15명을 빼면 승진 인사는 박찬우 전무와 고유석 상무 두명만 이뤄졌다.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했다.

부사장 직급은 둘로 늘어났다. 기존까지 건축사업본부를 맡았던 황헌규 부사장과 함께 인프라사업본부를 맡은 박찬우 신임 부사장이 균형을 맞추게 됐다. 고유석 전무는 플랜트사업본부 영업실장을 맡았다.

플랜트사업본부와 인프라사업본부 위상이 높아진 데다가 임원인력까지 대거 교체되면서 향후 상당한 힘이 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 밸류에이션 과정에서도 플랜트 '설계' 역량을 강조한 바 있다. 해외기업들 중에서도 설계로 명망높은 기업을 대거 비교기업군에 편입해 멀티플을 높였다. 설계업체로 분류된 곳은 EV/EBITDA 배수가 20배를 넘었다. 미국 엔지니어링사인 제이콥스(JACOBS)가 21.58배였다. 엔지니어링 컨설팅사인 더블유에스피(WSP GLOBAL INC.)도 22배를 넘었다. 국내기업의 멀티플이 3~6배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시장에선 글로벌 시공업체(International Contractor) 위치를 넘어 설계회사(Design Firm)로 인정받겠다는 포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2월 공모절차를 앞두고 상장사를 이끌 임원진을 새로 꾸린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인사에 대해 면직 처분을 내렸다는 점에서 조직 긴장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