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전 마케팅 강화…적진에서 인재 영입 LG전자 출신 최영준 상무, 유럽·B2B 전문가…'프리즘 프로젝트' 확대 눈길
손현지 기자공개 2021-12-29 13:16:4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활가전 시장을 두고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삼성전자가 'LG맨'을 영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현재 생활가전 전략마케팅 담당임원인 최영준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과 LG 두 그룹 간에 임원이 이동한 경우가 많지 않은 만큼 삼성의 가전사업에 대한 의지가 돋보이는 사례로 꼽힌다.최 상무는 작년 8월부터 삼성의 생활가전사업부로 합류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2011년부터 약 7년간 LG전자에서 근무했던 인물이다. 2014년부터 임원직을 달고 유럽B2B법인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신설부서인 에너지관리시스템(EMS) BD(Business Division)에서도 활약했으며 2017년 B2B사업본부 임원직을 끝으로 LG전자에서 면직됐다.
퇴임 후 2년 간의 공백기를 거친 뒤 삼성전자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가전 마케팅 전략 업무다. 그가 몸담았던 LG전자는 국내 생활가전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지니고 있던 만큼 삼성전자의 국내외 가전 마케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LG전자 재임시절 유럽 현지시장에서 쌓은 경험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업계에서 유럽은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 수요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LG전자도 프리미엄 라인인 오브제컬렉션의 해외진출을 도모할 때 가장 먼저 유럽을 공략했을 정도다. 최 상무는 해외 시장 최신 트렌드에 밝고 네트워크가 넓기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가전사업 확대를 꾀하는 삼성에게 꼭 필요한 인재였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최 상무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작년 하반기는 한창 '프리즘(Project PRISM) 프로젝트'를 확대하려는 시기였다. 프리즘은 삼성전자가 변화하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마케팅을 위해 고안된 프로젝트다. 소비자들이 각자의 주방형태나 가족규모, 취향 등에 따라 제품 디자인과 조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19년 첫 선을 보였던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비스포크는 냉장고로 첫 선을 보인 뒤 전 생활가전에 이어 유럽과 미국 등 라인업까지도 확대적용을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가전에 적용시킨 '그랑데 AI' 건조기와 세탁기에 이어 뉴셰프컬렉션 냉장고를 통해 취향맞춤 마케팅을 이어가던 시기다.
최 상무가 삼성전자에 합류한 뒤 비스포크의 해외 마케팅에도 속도가 붙었다. 유럽, 중국, 중앙아시아, 북미 등에 진출이 본격화 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접목시킨 대형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의 유럽 점유율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자체 연구개발(R&D) 역량 개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와 삼성은 가전업계 라이벌로 양 사간 임원 발탁이 드문 편"이라며 "그런데도 삼성전자가 LG출신 임원을 선임했다는 건 '지피지기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가전 마케팅에 힘을 싣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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