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이 찜한 한국유리공업, 투자 메리트는 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 기대…글랜우드PE, 2년간 'ESG 투자' 주효
임효정 기자공개 2021-12-24 17:41:4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매물로 내놓은 한국유리공업(브랜드명 한글라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내 시너지가 투자 하이라이트로 꼽힌다.우선 KCC글라스와 건자재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LX하우스에 힘이 실린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유리공업의 물류량이 상당한 만큼 복합물류서비스 업체인 LX판토스와의 시너지도 클 것이란 기대다.
글랜우드PE가 한국유리공업 인수 후 ESG 투자를 강화한 것 역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석탄 사업이 중심인 LX인터내셔널이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X하우시스, 건자재 시장서 KCC글라스에 맞대응 가능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이날 오후 LX인터내셔널과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매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X인터내셔널에 단독협상권이 주어진 셈이다. 다음달 초부터 상세 실사에 돌입한 이후 이견이 없으면 2월 말 주주매매계약(SPA)를 체결하는 일정이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쳐 딜을 최종 클로징할 계획이다.
글랜우드PE가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한건 2019년으로, 불과 2년 전이다. 통상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해서 4~5년이 지난 후에 엑시트를 진행하는 것에 비하면 이른 감이 있다. 단기간에 밸류업 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LX그룹에 있어 한국유리공업의 투자 메리트는 무엇일까. 한국유리공업은 KCC글라스와 함께 국내 유리제조시장을 양분하는 업계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시장은 판유리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건자재 사업이 주력인 LX하우시스 역시 앞단의 유리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탐나는 매물일 수밖에 없다.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게 될 경우 국내 건자재 시장 내에서 LX하우시스 입지는 한층 확고해지게 된다. LX하우시스는 국내 건자재 시장에서 오랜 기간 KCC글라스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지만 수익성에 있어서는 다소 뒤쳐졌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원자재 가격 경쟁력이다. 한국유리공업이 그룹 내로 편입되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덜어내 경쟁력을 한층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원자재나 마찬가지인 유리 가격이 높아지면서 창호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고층 아파트 공급이 많아지는 데 따라 시멘트보다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유리에 대한 수요는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LX판토스와의 시너지도 투자 포인트로 지목된다. 판토스는 해운·항공 물류운송업을 주력으로 하는 복합물류서비스(운송주선, 창고, 특송 등) 업체다. 신사업으로 e커머스 물류 시장에 뛰어 들며 발을 넓히고 있다. 향후 판토스가 한국유리공업의 물류량을 책임지면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친환경 설비' 갖춘 한글라스, ESG트렌드 부합
한국유리공업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부각을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탄소중립과 배치되는 석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X인터내셔널 입장에서 한국유리공업은 탐나는 매물이다.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에 좋은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한국유리공업은 단열 효과를 극대화한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유리 'Low-E(Low Emissivity)'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ow-E는 낮은 방사율이라는 뜻으로, 빛을 반사해 겨울과 여름에 실내의 온도를 유지시켜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친환경 제품으로 꼽힌다.
친환경 제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글랜우드PE는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한 이후 다양한 ESG투자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유리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절감하기 위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글랜우드PE는 고효율 용광로 설비와 에너지 절약 설비를 구축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고효율 용광로 투자는 현재 마무리 단계로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는 "ESG 트렌드에 맞춰 국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도 Low-E 유리 수요가 늘고 있어 성장성이 예상된다"며 "특히 석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친환경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LX인터내셔널 입장에서 인수 매력이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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