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21]지속된 공모주 '따상' 신드롬…수요예측 기능 '무색'IPO기업 80% 이상,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 책정...'몸값 거품' 논란 키워
최석철 기자공개 2021-12-30 13:10:4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8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2020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뜨거운 투심이 확인됐다. 증시에 입성한 IPO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2020년 하반기부터 ‘따상 현상’을 주도했던 일반투자자에 이어 2021년부터 기관투자자까지 높은 수익률을 쫓아 공모주를 받기 위해 혈안이 됐다. 다만 IPO 수요예측이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몸값 거품' 논란 역시 2021년 IPO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천대 1 공모 경쟁률 '평범'...일반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도 매입 행렬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수요예측을 거쳐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93곳(스팩, 재상장 제외)이다. 이 중 81.7%에 달하는 IPO기업이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IPO에 나선 발행사 대부분이 기본 수천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결과다.
38곳이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했다.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기업 수 역시 38곳으로 집계됐다. 반면 밴드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은 11곳에 불과했다.
‘밴드 상단’은 그동안 수요예측 흥행의 척도로 사용되어 왔지만 2021년에는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되지 못하면 부진한 성적표로 여겨질 정도였다. 2020년 ‘따상 열풍’을 주도했던 일반투자자에 이어 2021년에는 기관투자자도 원하는 만큼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밴드 상단를 초과하는 가격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에 과거 수요예측에서 크게 흥행하더라도 밴드 상단을 지키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뜨거운 공모주 청약 열기 덕분에 이례적인 현상이 두드러졌다. 사실상 밴드 상단에 ‘도전’한다는 단어 자체가 무색했던 한 해다.
공모 단계에서부터 뜨거웠던 관심은 높은 공모주 수익률로 이어졌다. 총 16곳이 종가 기준으로 ‘따상’을 기록했다. ‘따상’은 공모주 상장일에 공모가의 두 배로 시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현상이다.
10월 이후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마주하면서 투심이 한풀 꺽였지만 여전히 공모주 수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분기에 상장한 기업 26곳 중 6곳을 제외한 20곳의 주가는 공모가를 웃았다. 특히 지아이텍과 디어유 등은 ‘따상’을 기록하면서 2022년 초부터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공모가 밴드 존재 의미 '희미'...2022년 연초까지 지속 전망 우세
하지만 과도한 열기 속에 공모주 청약 제도가 가지는 의미 자체가 상실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가뜩이나 2020년 ‘따상 현상’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린 가운데 공모가 밴드의 존재까지 희미해진 셈이다.
IB업계에서도 이런 현상을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으로 받아들였다. 물론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2020년 ‘따상 현상’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린 가운데 2021년 들어 공모가 밴드의 존재까지 희미해지면서 수요예측 자체가 의미 없는 절차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금융감독원 역시 공모주 시장의 과열을 우려해 2021년부터 더욱 깐깐한 심사 잣대를 들이댔다. 2020년까지만 해도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기업 등 적자기업을 중심으로 증권신고서를 깐깐히 봤지만 2021년에는 사실상 모든 IPO 딜에 대해 정정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공모주 열풍 속에 기관 수요예측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무너진 만큼 어느 정도 당국 개입이 필요해졌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하지만 금감원의 개입에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 근거가 언급되지 않는 만큼 자율적으로 IPO 기업의 적정 몸값을 측정하는 시장 기능을 더욱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던 이유다.
2022년에도 연초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2차 전지와 이커머스 등 각광 받는 업종의 대어급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 이후 금리인상와 맞물리면서 유동성 축소에 따라 점차 소강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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