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승부수]구현모 KT 대표 '디지코' 전환 결실, 주가로 꽃피울까흔들린 본업 경쟁력 반성 '안정·고객' 우선…B2B·그룹사 성장으로 도약 발판 마련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06 13:48:2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키워드로 '안정, 고객, 성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지난해 인터넷 속도 저하와 전국 통신망 장애로 본업의 위상이 흔들렸던 점을 반성하고 쇄신을 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구 대표 취임 이후 KT는 전통의 통신사(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변모하는 데 집중했다. 그룹사 성장에 힘입어 매출 16조원 시대도 머지않았다. 올해 그의 임기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만큼 안정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주가 부양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인터넷 속도 저하·통신망 장애 반성, 원칙과 소통 강조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3일 라이브 랜선 신년식에서 "'통신인프라의 안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당부드린다"며 "네트워크 안정을 위해 전담조직 신설하고 기술적 방안도 강화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사업구조를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브랜드부터 마케팅, 세일즈, A/S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고객 관점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직원에게 안정과 고객의 가치를 먼저 강조한 건 지난해 KT의 두 가지 범실 탓이 컸다. 작년 4월 유명 유튜버가 이용 중인 KT의 10GiGA 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실제로는 100Mbps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KT는 잘못을 시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 이로 인해 불편을 겪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KT의 관리 부실을 문제 삼아 5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10월에는 1시간 넘게 전국 통신망 장애를 겪기도 했다. 처음엔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트래픽 과부하가 원인이라고 했으나 추후 KT 내부에서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공식 입장을 뒤집는 해프닝도 있었다. 힐난의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KT가 사업 다각화에만 집중하다 정작 본업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이후 기존 통신업에서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룹사를 재편하고 몸집을 불리면서 조직 전반적으로 관리가 느슨해졌으리란 관측이 나왔다.
구 대표는 새해를 맞아 쇄신을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단단한 원팀, 당당한 성장'으로 잡은 신년식 주제 역시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사 탄탄한 성장, 매출 16조 목표…취임 일성 '주가 부양' 약속 지킬까
이슈는 많았으나 지난해 KT는 뚜렷한 성과를 냈다. 구 대표 취임 첫해인 2020년에는 서비스 매출 15조원의 벽을 넘었는데 지난해 결산이 나오면 이를 웃도는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미디어·콘텐츠 등 플랫폼 사업과 5G, 인터넷, IPTV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균형 잡힌 성장이 기반이 됐다. 올 3분기 기준 B2B, 디지코 등 신사업 비중은 39%에 달한다. 2025년까지 이를 절반 수준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추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충분하다. 그는 "올해 KT에 기대하는 분야로 AI, 로봇 등 미래 혁신사업이 꼽힐 정도로 외부 인식도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올해는 탄탄한 기반 위에서 서비스 매출 16조원대에 도전하는 성장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KT의 그룹사를 재편하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은 숨 가쁘게 진행됐다.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시즌(seezn)을 분사하며 미디어 콘텐츠 부문 밸류체인을 단단히 구축했다. 옛 KTH와 엠하우스를 합병한 KT알파가 출범하며 디지털 커머스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작년 9월에는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기반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룹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부문을 신설했다. 주요 그룹사의 투자 유치, 기업공개(IPO) 등 기업가치 제고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2년간 KT는 현대로보틱스, 현대HCN, 웹케시그룹, 엡실론 등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추진했다.
그룹사인 지니뮤직도 밀리의서재를 인수했다. KT 내부에서는 BC카드의 자회사인 케이뱅크와 더불어 밀리의서재 상장을 통해 그룹사 전반적인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KT의 주가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수차례 KT의 기업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주가 부양 의지를 표명해왔다.
그 일환으로 KT는 2020년과 지난해 각각 233억원, 4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올해가 구 대표가 부여받은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KT는 여느 때보다 주가 부양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 2만3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3만52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등 영향으로 주춤했으나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여전히 4일 종가 기준 KT의 주가는 3만100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9배에 불과하다. 그룹사 재편 이후 디지털 플랫폼으로서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면 시장에서 지금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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