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주가도 양극화…올해는 다를까 SKT 지배구조 개편·주주환원에 성장률도 '톱', KT·LGU+ '탈통신' 성과 주목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07 14:06:5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4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업은 전통산업이라는 인식 탓에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고배당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지난 1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대장주' SK텔레콤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SK스퀘어와 인적분할을 통해 비전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액면분할,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KT와 LG유플러스도 '탈통신' 비즈니스에 무게를 싣고 주주 친화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여기에 미치진 못했다. 상대적으로 더 저평가된 만큼 올해 주가 상승의 여지가 더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KT, 인적분할 이후 적극적 주주환원…SK스퀘어와 시너지 기대 반영
2021년 증시 폐장일인 12월 30일 종가 기준 SK텔레콤의 주가는 5만7900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개장일인 1월 4일 종가(액면분할 반영) 4만891원과 비교하면 41.6%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8.6%, 14.8%씩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KT와 LG유플러스의 주가는 각각 3만600원, 1만360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1년 새 약 3.6%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시가총액은 SK텔레콤(12조6704억원), KT(7조9900억원), LG유플러스(5조9379억원) 순으로 많다. 공교롭게도 지난 1년 새 주가 상승률과 순위가 일치한다. 통신 '대장주'인 SK텔레콤의 주가가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가 양극화가 심화했다.
SK텔레콤의 주가 상승을 이끈 가장 큰 동력으로는 지배구조 개편이 꼽힌다. 지난해 SK텔레콤은 SK스퀘어와 인적분할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비전이 명확해졌다. SK텔레콤은 사업회사, SK스퀘어는 투자회사로서 역할을 분명히 했다.
추후 SK스퀘어와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SK스퀘어 산하 계열사와 합을 맞춰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그 과정에서 주주 환원에 대한 노력도 돋보였다. 작년 5월에는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869만주를 소각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10.8%에 달하는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통상 주주들이 보유한 기존 주식의 가치를 올리는 효과를 낸다.
다음 달에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를 액면가 100원인 5주로 만들었다. 소액주주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주가 상승 재료로 활용됐다.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분기 배당을 도입을 발표하고 중장기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작년에 인적분할을 하면서 순자산이 줄었는데도 SK텔레콤은 기존과 유사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며 "높은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KT·LGU+ 신사업 '무게'…SKT 대비 저평가 반사이익 가능성
지난해 KT의 주가 상승률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을 웃돌 정도였다. 이후 제동이 걸리긴 했으나 7월에는 3만5200원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하기도 했다.
구현모 대표가 2020년 3월 취임한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해 공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해 통신 사업은 효율화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며 그룹사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에 박차를 가했다.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시즌(seezn)을 분사했다. 또 옛 KTH와 엠하우스를 합병한 KT알파가 출범해 디지털 커머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올해 리스트럭처링의 성과가 가시화하면 주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KT 관계자는 "올해에는 밀리의서재, 케이뱅크 등 그룹사 IPO를 앞두고 있고 미디어·금융 관련 자회사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T 그룹 전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보안 △B2B솔루션 △콘텐츠 등 6대 비통신 사업 비중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인프라 등 매출 증가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까진 전통 통신업 비중이 크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디어나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한 B2B 등 신사업에 조금 더 힘을 실을 계획"이라며 "꾸준히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온 만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사 역시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KT는 지난 2년에 걸쳐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중간배당을 발표했다.
SK텔레콤에 비해 특히 주가가 낮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1조185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조3024억원, 82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KT는 SK텔레콤보다 많은 이익을 냈고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 이익 규모의 70%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재 KT와 LG유플러스의 시가총액은 SK텔레콤 대비 63%, 47% 수준에 그쳤다. 물론 배당이나 신사업 성장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도 고려해야 하지만 비교적 주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통신 3사 PBR 0.8배 못 넘어, 올해 ARPU 개선 등 재평가 기회
최근 상승세에도 여전히 이동통신업계 주가는 저평가 구간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0.77배로 뒤를 이었고 KT가 0.49배로 가장 낮았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건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의미다.
올 들어서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요금인하 규제 이슈가 불거지지 않는 한 이동전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성장 폭이 개선돼 이익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통신 부문 성과 가시화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지 주목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의 5G 가입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르고 데이터 이용량도 늘어나면서 올해 ARPU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적지출(CAPEX)을 좌우하는 망 구축 비용 이슈도 없어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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