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에서 손떼는 산은, 해진공 역할 '주목' 3년여만에 공동관리 마무리, 최대주주 지위 여전…해진공 "주요 의사결정 협의할 것"
유수진 기자공개 2022-01-06 11:29:3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4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HMM 관리단에서 빠지게 된 건 HMM이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경영정상화에 가까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 이상 직접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좀 더 멀리 보면 HMM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로도 볼 수 있다.산은의 빈 자리는 해진공이 대신한다. 기존 영업과 투자 등을 감독하던 것에서 관리 범위를 넓혀 HMM 인사와 자금, 대외홍보 등을 총괄한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진공과 HMM은 작년 12월31일 'HMM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 약정서'를 체결했다. 산은과 해진공의 공동관리 기간이 작년 말을 기점으로 끝나고 해진공 단독 관리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 HMM 등 3자는 2018년 10월 'HMM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 약정서'에 사인을 했다. 국내 해운사업 재건을 위해 해진공이 출범한 이후 산은과 함께 HMM의 경영정상화를 이끌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때 기간을 2020년 12월31일까지로 정했다. 하지만 만기에 임박해 추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약정기간을 1년 연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운업황이 좋아지고 HMM이 분기마다 조단위 흑자를 내기 시작하며 산은이 경영에서 손을 떼도 되는 상황이 됐다. 산은과 해진공은 이번에도 연장 여부를 논의했지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HMM은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가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그간 HMM 관리에서 손을 뗄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나아가 원활한 M&A를 위해 산은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장은 "해진공 중심으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고 산은은 점진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수조원대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산은이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산은 관계자는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HMM에 대한 관리·감독은 전적으로 해진공이 담당한다. 그동안 산은이 인사와 자금, 대외홍보 등을 맡고 해진공이 영업과 투자를 관리하는 등 역할이 나눠져 있었다. 앞으로는 산은이 해온 몫까지 모두 해진공이 책임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산은 측 인사들은 작년 12월31일부로 관리단에서 모두 철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에는 산은 측 3명, 해진공 측 3명 등 모두 6명이 HMM 관리단에 속해있었다. 특히 산은 측 인물이 단장을 맡아 관리를 주도해왔다.
관리 주체가 바뀌며 해진공 해운금융2부에 재직하던 김성진 부장이 신임 관리단장에 선임됐다. 원래 멤버 3명에 김 단장까지 더해져 모두 4명이 HMM 관리단을 이루게 됐다. 기존 6명보다 인원이 줄었지만 향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해진공 관계자는 "기존 해진공 인원에 김 단장이 추가된 것"이라며 "나머지 인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조만간 HMM 임원 인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HMM은 연말에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해가 바뀌도록 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관리 주체 변경과 관련 짓는 시각이 우세했다. 해진공 측의 의사가 반영된 임원 인사가 실시될 거란 의미다.
물론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진 인사는 별개다. 경영진추천위원회가 따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산은과 해진공, 신용보증기금 등 채권단 인사들이 참여한다.
해진공 관계자는 "HMM 경영진의 경우 별도의 임원추천위원회가 있어 해진공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임추위 관련해선 변동사항이 없는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진공은 단독 관리 주체가 된 이후로도 주요사항에 대해선 산은과의 협의를 거칠 전망이다. 산은이 여전히 HMM의 최대주주이자 채권단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보단 해진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HMM 주요 주주는 산은 20.69%, 해진공 19.96%, 신용보증기금 5.02%, 국민연금 4.36% 등이다.
해진공 관계자는 "단독 관리를 하게 됐지만 산은이 최대주주이자 채권단이라는 점은 그대로"라며 "주요 의사결정 관련해선 서로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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