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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통합' 포스코, HMM 인수전 영향은 해운업 진출 니즈 충족 가능성, '사업적 시너지' 최우선 고려 관측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16 10:16:1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자회사 포스코터미날을 그룹 물류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물류기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HMM 인수전의 판도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포스코가 2자물류 자회사를 두게 되면 참전의사 자체를 접을 수 있다는 이유다.

일각에선 이번 결정을 근거로 포스코를 HMM 새주인 후보 리스트에서 지우는 건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MM 매각이 단순한 사기업 M&A가 아닌 정부가 추진하는 해운산업 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딜이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장이 서고 포스코의 의사가 확인되기 전까진 잠재적 원매자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유력 인수후보 '근거'였던 해운업 진출

포스코는 최근 그룹 내 흩어져 있는 물류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조직과 인력을 한데 모아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지분을 추가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든 포스코터미날로의 통합이 유력하다. 해운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번 기회에 숙원인 2자물류 자회사를 출범, 사실상 해운업에 진출할 걸로 내다본다.

해운업에 대한 니즈는 포스코가 추후 HMM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 자회사로 두고 물류를 맡기면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줄이고 사업안정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HMM은 현재 매출 대부분이 컨테이너부문에서 나오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벌크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포스코가 그룹 내에서 자체적으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사실상 해운업 진출과 동일한 효과를 내 HMM을 품을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포스코터미날 지분을 100% 쥐고 있어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물류 일원화 작업이 HMM에 대한 포스코의 스탠스를 바꿀 지 모른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포스코가 아직 포스코터미날 활용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한국해운협회 등 해운업계가 또 다시 반발하고 나선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은 물류 통합이 사실상 해운업 진출을 위한 '포석 다지기'라며 추가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 내 분산돼 있는 물류 조직과 인력을 모아 통합운영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정부 입김 불가피, 사업적 '시너지' 중점 고려할 듯

반면 이번 결정과 무관하게 포스코를 계속 HMM의 유력 인수후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딜 특성상 해운산업 재건을 밑바탕에 깔고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정부 측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적격' 판정을 받은 기업만 HMM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는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수년 동안 유일한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남은 HMM(옛 현대상선)을 살리는데 집중해왔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도 사실상 HMM을 중심으로 설계해 진행했다. 대주주 산업은행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유동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HMM 새 주인 찾기는 이 같은 장기계획에 마침표를 찍는 일이나 다름없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하는 숙제다. 설령 상대방이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무작정 넘길 수 있는 성격의 딜이 아니라는 의미다.

정부 입장에선 HMM이 매각 후에도 일정 수준의 실적을 내는 등 경영정상화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 팔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넉넉한 재무여력은 물론, HMM과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검증된 원매자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컨테이너 운송업은 해운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린다. 정기 서비스 특성상 쉬지 않고 배가 움직이는데 화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빈 채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물량이 넘치고 배가 부족해 운임이 높지만 언제까지 계속되는 건 아니다. 따라서 그룹 내부 물량이 있는 새 주인을 만나야 시너지 창출에 유리하다. 포스코의 경우 컨테이너와 벌크간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는 업황과 무관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2005년 상장 이래 15년이 넘도록 단 한차례도 적자였던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물량이 받쳐주는 영향이다. 외부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매출처는 그룹 내 두 완성차 업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물류조직을 통합하는 게 HMM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이진 않는다"며 "HMM이 업황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생존하려면 그룹사 물량이 있는 새 주인을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올 하반기 들어 순차적으로 HMM 지분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공표했다. 이를 두고 내년에 유의미한 변화가 시작될 거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산은은 연말을 기점으로 HMM 관리 권한을 전부 해진공에 넘길 가능성이 높다. 차츰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해진공이 산은과 함께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산은 몫만으로도 최대주주 지위 확보가 가능한데다 영구채까지 합치면 인수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해진공의 설립목적과 기능 측면에서 보더라도 좀 더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오너없는 회사인 포스코가 가장 적합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업계 관계자들이 여전히 주요 후보라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 배경이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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