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금융권 新경영지도]농협은행, 은행장 직속 DT조직…실질적 성과 속도낸다권준학 행장 임기 2년차, 임원진용 새판…'초혁신 디지털뱅크' 위한 세팅도
한희연 기자공개 2022-01-10 07:53:09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2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말 임원진 절반을 교체하며 큰폭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초 취임한 권준학 행장은 1년간 기존 행장 체제 임원들과 손발을 맞춰왔다. 2년차를 앞두고 연말 임원인사에서 절반을 젊은 피로 교체했다. 새로 선임된 임원들은 1월부로 각각의 업무 분장을 부여 받고 한해의 달리기를 위한 출발선에 섰다.올해 전략목표인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로의 도약'을 위한 조직정비도 마쳤다. 금융권 전체가 디지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은행은 특히 은행장 직속의 'DT전략부'를 신설,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만반의 채비를 했다. 공공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며 ESG, 글로벌 등 최근 화두에 대해서도 촘촘히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 임원진 절반이상 대폭 물갈이…젊은피 대거 수혈, 중앙회와의 연결고리 끈끈
농협은행은 지난달 초 부행장, 부행장보로 구성된 기존임원 15명 가운데 9명의 임원을 바꾸는 대폭 인사를 단행했다. 임기 만료 임원 7명 외에도 임기가 남은 임원 2명도 교체했다. 이번 인사는 2021년 초 취임한 권 행장의 첫 임원인사로 기대를 모았는데 '변화'를 꾀하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9명의 임원이 물러난 자리는 2~3년씩 어린 후배들이 채웠다. 지난해에는 1963~1965년 임원들이 주로 포진했다면 올해에는 1964~1966년생 임원들이 집행간부를 주로 구성하게 됐다.
이로써 농협은행은 기존 △임동순 △강대진 △반채운 △이상래 △이수경 △홍명종 등 임원에 더해 △이현애 △이연호 △김춘안 △이수환 △윤해진 △길정섭 △박수기 △김용기 △조상진 △윤상운 등 10명을 추가로 집행간부 명단에 올리게 됐다. 이중 김용기 부사장은 은행 부행장 승진은 아니었으나 지주 부사장으로 발탁되며 은행 글로벌사업부문장을 겸직하게 된다.
주요 포스트 임원이 대거 바뀌게 되면서 지난해와는 달라진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번 인사로 CFO와 CSO 역할을 담당하는 경영기획부문장은 임동순 전 HR·업무지원부문장 겸 신탁부문장으로 바뀌었다. 또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공동금융, 마케팅부문 등 영업과 직결되는 임원들은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됐다.
이번 인사는 권 행장이 본격 2년차 경영을 시작하면서 본인의 의중이 반영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인사들을 대거 선임하며 중앙회와의 연결고리가 더욱 끈끈해질지 여부는 주목 포인트다.
이번 새 임원진 중 3분의 2 정도는 농협중앙회 소속에서 승진한 사례다. 김춘안 경북지역본부장, 길정섭 충남세종지역본부장, 윤해진 경남지역본부장, 이수환 대구지역본부장, 이현애 상호금융수신지원부장 등이 이번 인사에서 농협은행 임원으로 선임됐다.
농협은행은 NH농협지주의 100% 자회사다. 농협지주의 단일주주는 농협중앙회이기 때문에 지배구조상 정점에 위치해 있다. 권준학 행장은 직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상무)를 역임했다. 경기권 출신인 이성희 현 중앙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농협 입사후 은행 퇴직연금부장,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거쳤다.
◇ 은행장 직속 DT 조직편재…기존 디지털 조직은 두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
임원인사와 함께 농협은행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전체적인 조직개편의 폭은 크지 않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부문 개편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이라 눈길을 끈다.
기존 농협은행의 디지털 조직은 '디지털금융부문'이라는 이름으로 돼 있었다. 산하에 디지털전략부와 디지털채널부, 디지털마케팅부, 데이터사업부 등 4개의 부서가 위치해 있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농협은행은 'DT 전략부'를 신설, 은행장 직속 부서로 편재했다. DT 전략부는 디지털 신사업 발굴과 이행관리, 평가 등 행내 전반적인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고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 경영기획부문의 DT추진혁신단을 부로 격상시킨 뒤 디지털금융부문의 기능을 일부 추가했다.
기존 디지털금융부문은 디지털플랫폼부문과 데이터부문으로 쪼개 각각의 기능을 강화했다. 디지털플랫폼부문은 개인디지털플랫폼부와 기업디지털플랫폼부를 산하에 둔다. 기존 디지털금융 부문의 채널과 마케팅 부문을 각각 개인과 기업고객별로 나눠놓은 셈이다.
데이터부문은 산하에 데이터사업부와 NH멤버스사업부를 두게 된다. 마이데이터를 담당하는 부서와 NH멤버스 부서를 데이터부문으로 묶으면서 서로 협력하게 했다.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디지털 관련한 부문을 쪼개고 강화하는 강화에서 농협은행의 조직은 기존 15개 사업부문에서 16개로 늘었다. 유독 디지털 조직에만 대폭 손을 대 개편한 것은 올해 전략 목표와도 관련이 있다. 농협은행의 올해 전략목표는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다.
권준학 행장은 이달 초 신년사에서 중점 추진사항을 언급하며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다양한 금융사업 진출로 금융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도 은행 내부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사고방식을 바꿔 디지털 전환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여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조직전체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시켜야 한다"며 "AI, 메타버스 등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소비자 선호에 맞추어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고, 올원뱅크 내 금융계열사 핵심 서비스 연계해 업권 간 장벽을 초월한 종합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취임시 디지털 선도은행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빅데이터 실무협의회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1년간 전반적인 로드맵을 설정했다면 2년차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본격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조직을 파격적으로 재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NH농협금융 그룹 전체의 전략적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
데이터부문장과 디지털플랫폼부문장은 이상래 부행장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 담당한다. 이상래 부행장은 지난 2020년 외부에서 특별 발탁한 전문가다. 농협은행의 첫 외부 출신 CDO다. 이 부행장은 1991년 삼성SDS에 입사해 솔루션컨설팅팀장과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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