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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CB 연장' 아스트, BW 발행 '9부 능선' 넘었다 에이에스티지 295억 CB 상환 부담 우려....IPO 노린 CB 투자자, 1년 유예 동의

박상희 기자공개 2022-01-12 07:47:2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기 부품 제작업체 '아스트'가 추진 주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종속기업인 에이에스티지의 전환사채(CB) 만기 연장에 성공한 탓이다. 아스트가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의 BW는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에이에스티지의 CB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거래 자체가 무산될 위기였다.

에이에스티지 CB의 만기 연장은 모기업인 아스트의 BW 발행 성공 열쇠를 쥔 결정타였다. 아스트가 일반 공모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인 400억원 규모의 BW는 유진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유진투자증권은 BW 청약일 이전까지 에이에스티지 CB의 만기연장 변경계약서 날인을 요구했다. BW 청약일은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아스트는 대표주관사와 총액인수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일반 공모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 다만 계약 조건에 따라 청약일 이전까지 에이에스티지가 보유한 미상환 CB 투자자로부터 만기 연장 확인을 받지 못할 경우 대표주관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었다.

아스트 관계자는 10일 "에이에스티지가 발행한 CB 만기가 기존 발행과 동일한 조건으로 전량 1년 연장됐다"고 말했다. 아스트는 에이에스티지 지분 57.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스트는 자회사 에이에스티지가 발행한 CB를 비롯한 장단기 차입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주고 있다.
*에이에스티지 주주현황
*감사보고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아 상환 의무가 존재하는 아스트의 CB는 지난해 9월말 (연결)기준 302억5000만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아스트가 7억5000만원, 종속회사인 에이에스티지가 29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스트의 제4회차 미상환 CB 7억5000만원은 전환청구가능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전환이 가능한 상태다. 다만 전환가액(1만1729원)이 최근 주가 보다 낮은 상태로, 전환 가능성이 크지 않다. 최근 아스트 주가는 50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 봤을 때 문제가 된 것은 아스트가 발행한 CB가 아니라 에이에스티지가 2016년 1월 발행한 255억원 규모의 CB였다. 5년 만기로 이달 21일 만기가 도래한다. 에이에스티지는 2019년 6월 10억원을 상환해서 현재 245억원 규모의 미상환 CB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 전환율이 0%여서 꼼짝없이 245억원을 상환해야 할 처지였다.

여기에 에이에스티지는 추가로 2018년 3월 5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다. 이 CB는 올해 3월27일 만기가 도래한다. 에이에스티지가 올해 1분기 상환해야 할 CB 규모는 295억원가량이다.

에이에스티지는 아스트에서 수주한 항공기 제작의 1차 가공 외주업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아스트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에이에스티지도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2020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현금유동성을 감안했을 때 CB를 상환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모기업인 아스트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스트는 지난해 1월 9회차 BW를 발행해 3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11회차 BW는 이때 투자했던 주주들의 풋옵션 행사를 대비한 차환용이다. 신규 BW 발행으로 기존 BW를 상환하는 셈이다. 9회차 BW 풋옵션 행사기일은 이달 19일부터다. 남은 잔액은 299억2500만원이다.

아스트의 현재 재무 여건을 고려할 때 에이에스티지의 CB 만기 도래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아스트가 BW로 조달하는 자금(400억원)의 60%가 에이에스티지의 CB 상환 자금으로 나가게 될 판이었다. 유진투자증권이 BW 발행 대표주관에 앞서 에이에스티지 CB의 만기 연장을 요구한 이유다.

다행히 아스트는 에이에스티지 CB 투자자들로부터 만기 연장 동의를 얻는데 성공했다. 에이에스티지 CB투자자들은 향후 기업공개(CB)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에스티지가 CB를 발행하던 2016~2018년 당시는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하면서 항공기 수요가 증가하던 때였다.

향후 항공기 부품 제조업 전망을 밝게 본 투자자들은 액면이율과 만기이율 ‘제로(0)’로 에이에스티지 투자에 나섰다. 전환가는 각각 4500원(1회차 CB), 6000원(2회차 CB)이었다. 다만 에이에스티지가 비상장사여서 보통주로의 전환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에 나서지 않은 이유다.

2020년 초 예기치 못하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발하면서 항공업계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 상태로 접어들었다. 전방사업인 항공업이 어려워지면서 항공기 부품업체인 아스트와 자회사의 경영 상황도 어려움에 처했다. 에이에스티지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을 고려해 CB 만기 연장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트 관계자는 “에이에스티지 CB 투자는 IPO 등을 염두에 둔 것이 맞는다”면서 “향후 상장 여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사그라들고 항공업이 살아나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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