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토목전문가를 CSO로…싱가포르 노하우 '이식'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김우상 상무 선임, 지하철 '난공사' 성공 경험…무재해 환경 국내 도입 의지
이정완 기자공개 2022-01-12 07:48:26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현장 사망사고가 한명만 발생해도 수장이 물러나고 사업장이 중단되게 생겼다. 안전 이슈가 '아킬레스건'이 되지 않도록 건설업계에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안전보건 담당 조직 위상을 잇따라 격상시키고 있다. 더벨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하는 건설사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 최고안전책임자(CSO) 자리를 신설했다. 눈에 띄는 점은 토목 부문을 이끌던 인사에게 CSO를 맡겼다는 부분이다.안전에 엄격한 싱가포르에서 쌓은 노하우를 국내 건설 현장에 접목시키기 위한 목적의 결정으로 풀이된다. 해외건설 매출 비중이 높은 쌍용건설에게 싱가포르는 매출의 10% 가량이 발생하는 주력 시장 중 한 곳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1월 옛 안전혁신팀을 대표이사 직속 안전혁신실로 개편하고 10명이던 직원을 14명으로 확대했다. 조직 개편 뿐만 아니라 매월 본사에서 실시하는 월간 주요회의 명칭도 안전 및 주요 업무회의로 바꿨다.
쌍용건설은 CSO로 토목 사업에서 전문성을 지닌 김우상 상무를 선임했다. 김 상무는 쌍용건설이 강점을 지닌 지하철 공사 전문가다. 1990년 입사한 김 상무는 2010년 준공된 지하철 9호선 913공구(반포 세화여고~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구간) 현장소장을 맡아 이 프로젝트를 안전하게 끝낸 경험이 있다.
9호선 공사 중 최대 난공사로 꼽히던 913공구는 새로 개통하는 9호선과 지하철 3호선 사이가 15cm에 불과해 어려움이 컸다. 철저한 보강공법을 적용해 무사히 공사를 마친 덕에 이제는 해외 토목 전문가가 찾는 현장이 됐다.
김 상무는 9호선 공사 성공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921공구 현장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2016년 공사를 마친 도심지하철 921공구는 두 개 역사를 운하 밑에 만들어야 하는 난도가 높은 현장이었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개통식 행사에서 쌍용건설이 시공한 구간이 가장 어려운 구간이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쌍용건설은 연약지반 밑에 지하철을 뚫는 동안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아 발주처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으로부터 1600만 인시 무재해 인증을 받았다.
김 상무의 CSO 선임에 비춰보았을 때 쌍용건설은 기술 역량을 강화를 통한 중대재해 예방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상무의 싱가포르 현장소장 경험이 안전관리 업무를 맡기는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는 2004년 니콜 하이웨이 지하철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인해 근로자 4명이 사망한 후 안전관리 제도가 강화됐다. 싱가포르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모든 건설 현장에서 사업주가 위협성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고 재해 예방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부터 안전보건관리시스템에 대해 감사를 받게끔 규정하고 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에서도 안전관리 법령에 따라서 공사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및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현장을 대상으로 안전 대회를 열어 수상한 기업에게 향후 입찰 시 가점을 주고 있다.
쌍용건설은 안전관리에 철저한 싱가포르에서 무재해 1억 인시(人時) 달성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1980년대 싱가포르 진출 후 지금까지 다수의 공사를 펼쳐와 무재해 달성이 쉽지만은 않은 시장이었다. 현재도 고급 건축물인 우드랜드 병원을 비롯 토목 분야에서 남북고속도로, 도심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건설 시장 개방으로 인해 국내 건설사끼리 경쟁이 치열한 싱가포르에서 안전관리 노하우를 인정 받았다”며 “싱가포르 발주처가 요구했던 안전 기준을 국내 현장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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