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컴퍼니케이, '유전체 분석' 지니너스 성장 조력자 우뚝4년간 77억 투입, '고성장·유망서비스·바이오' 3개 펀드 활용
박동우 기자공개 2022-01-13 07:53:38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유전체 분석에 잔뼈가 굵은 스타트업 '지니너스'의 성장 조력자로 우뚝 섰다. 설립 첫해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77억원을 투입했다. 고성장펀드, 유망서비스펀드, 바이오펀드 등 3개 비히클(vehicle)을 활용했다.이강수 투자부문 대표가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교수에게 창업을 권유해 스핀오프(분사)로 이어진 만큼, 양사의 인연은 각별하다. 2021년 11월 상장을 계기로 일부 지분을 매도했지만 남은 주식은 장기간 보유하면서 회수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질병 조기 진단부터 신약 연구 기여 등 사업의 확장 동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강수 투자부문 대표 권유로 창업, 사업 확장성 호평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지니너스가 맺은 연은 끈끈하다.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강수 투자부문 대표가 삼성융합의과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유전체연구소장을 지내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를 찾는 데 몰두했다.
이 대표는 박 교수와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유전체 분석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읽었다. 박 교수에게 창업을 권했고, 그는 지니너스를 설립했다. △암 △당뇨 △고혈압 등의 발병 확률을 고객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자금 지원으로 화답했다. 유전체 분석 기술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고령화 흐름과 맞물려 질병 예방을 추구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조기 진단 영역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직 검사가 아닌 혈액 등으로 질병 정보를 파악하는 액체 생검 역시 유망한 사업 분야라고 판단했다.
2018년 하반기에 개시한 84억원의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하면서 자금 지원의 첫 발을 뗐다. 유망서비스펀드의 재원 10억원을 투입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2만7000원이었다. 2019년에는 2억원가량 구주도 사들였다.
지니너스는 시장 개척에 매진했다. 국내 대형 병원 10여곳에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서비스를 공급했다. 해외 수요를 발굴하는 데도 힘썼다. 2019년 하반기에 일본 이와테 의과대학과 계약을 맺고 암 유전자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업의 순항은 후속 라운드 추진으로 이어졌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2020년에 158억원 규모로 진행한 클럽딜에서 56억원의 팔로우온(후행 투자)을 단행했다.
고성장펀드로 50억원을 들여 신주를 매입했다. 초기 투자 때보다 자금 공급 규모를 키워 조합 운용 수익 극대화를 노렸다. 주당 3만9907원에 RCPS가 발행한 만큼, 1년 만에 지니너스의 밸류에이션은 1.5배 불어났다. 세컨더리(구주 매매) 방식으로 6억원도 추가 베팅했다.
◇IPO 계기 18억 부분 회수, 남은 지분 장기 보유키로
거액의 모험자본을 공급받은 덕분에 지니너스는 R&D의 보폭을 넓힐 기반을 마련했다. 임상 시험 자료와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연계해 치료제 개발사들에 기여할 길을 열었다. 단일 세포(싱글셀)의 유전자 발현량을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파악해주는 신사업을 모색하게 됐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지니너스의 확고한 조력자로 거듭났다. 2020년 11월에 이 대표가 지니너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한 덕분이다.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자문하는 데 주력했다. 판로 확대부터 상장 준비까지 회사의 굵직한 성장 국면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업공개(IPO)가 가까워지면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지니너스 주식을 추가로 확보하는 결정을 내렸다. 2021년 2월에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 바이오펀드의 실탄 10억원을 들여 13만5000주를 주당 7183원에 매입했다.
2021년 11월에 지니너스가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달콤한 열매를 거둬들일 기회를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현재까지 18억원가량 회수했다. '컴퍼니케이 고성장펀드'에서 약 14억원을 챙겼다. '컴퍼니케이 유망서비스펀드'로는 4억원정도 확보했다.
남은 지분은 상당하다. 현재 △고성장펀드(59만8221주) △유망서비스펀드(19만4626주) △바이오펀드(13만5000주) 등에서 92만7847주를 보유 중이다. 이달 11일 종가인 1만1250원을 적용하면 잔고 평가가치는 약 104억원이다. 조합 만기를 2025년, 2027년, 2028년으로 설정한 만큼 신중하게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이어갈 전망이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니너스의 유전체 분석 사업 전망을 여전히 낙관적으로 평가한다"며 "자금 지원에 활용한 펀드 존속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단기 매도에 급급하지 않고 밸류업(value-up) 추이를 바라보면서 유연한 자세로 회수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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