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금융권 新경영지도]'안정' 택한 삼성생명, 올해 미션은 '성장회로' 발굴임기 3년차 접어든 전영묵 대표…지난해 실적은 '삼전' 덕분, 수익 성장 '고민'
이은솔 기자공개 2022-01-13 08:16:50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2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보험은 2022년 조용하게 업무를 시작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이나 신사업 진출, 외부 임원 선임 등의 화려한 이벤트도 없었다. 전영묵(사진) 대표 임기 3년차를 맞으며 조직의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전 대표는 연임 기로에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수익성은 지난해 개선세를 보였지만 이는 삼성전자 배당이익 등 외부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올해는 정체된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한 성장회로 발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조직개편 없이 '안정'…임원 직제 통합으로 '소폭 변화'
삼성생명은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매년 연말 다음해를 준비하기 위한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정기 조직개편이나 부서 신설·확대 등을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전영묵 대표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별다른 변화 없이 조직 유지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소비자보호, 데이터 등 필요한 부서를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0년 연말 삼성생명은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에 맞춰 소비자보호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소비자보호실로 격상하고 디지털사업부와 데이터전략팀 등을 확대했다.
올해 삼성생명은 큰 틀에서 지난해와 같은 형태를 유지하게 됐다. 삼성생명의 조직 구성은 대표이사 아래 본부·실이 존재하고, 그 안에 부·팀이 포함되는 형태다. 삼성생명의 조직은 현재 FC영업본부, 전략영업1·2본부, 자산운용본부, CPC전략실, 보험운영실, 디지털혁신실, 기획실, 경영지원실, 소비자보호실로 이뤄져 있다. 이외 금융경쟁력제고T/F, 컴플라이언스팀, 인사팀 등이 별도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글로벌사업팀만 소속을 바꾸는 미세조정이 있었다. 글로벌사업팀은 원래 기획실 산하였는데 최근 자산운용본부 아래로 이동했다. 이는 삼성생명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해외 진출과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이 자산운용 분야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영국의 부동산 자산운용사 세빌스IM을 인수하는 등 운용수익 제고를 위한 해외 투자처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임원 인사에서는 직제를 간소화하며 안정 속 소폭의 변화를 줬다. 이번 인사부터 전무와 부사장을 통합하고 임원 직급을 상무·부사장 2직급 체계로 단순화했다. 여러 단계 직급에서 순차적으로 승진하는 연공서열을 깨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차기 CEO 후보군인에 전통적인 '삼성맨'이 아닌 외부 출신 젊은 임원들이 다수 포함된 것도 삼성생명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삼성생명의 부사장은 차기 CEO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금융 계열사의 지주 역할을 하는 생명 임원들은 향후 손보, 카드, 증권 등 규모가 더 작은 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아 더욱 중요한 자리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는 부사장 4명, 상무 7명 등 총 11명이 승진했는데 이중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을 담당한 박준규, 홍선기 부사장은 각각 기획재정부, 구글 출신이다. 나이도 1970년대생으로 '파격'이었다. 전문성과 업무 성과가 뒷받침해준다면 나이와 출신과 무관하게 주요 경영진에 오를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전영묵 대표 3년차, 연임 기로 앞두고 가시적 성과 '고민'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올해로 임기 3년차를 맞는다. 삼성생명 출신인 그는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을 거쳐 2020년 3월 친정인 생명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3년 3월까지다. 사실상 올해가 연임 여부가 결정되기 전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삼성생명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 개선'이다. 지난해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9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50억원에 비해 30% 가량 증가했다.
다만 자세히 뜯어보면 실적 개선 요인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었다. 순이익이 늘어난 건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특별배당 영향이 컸다. 당시 배당금 8020억원 중 법인세를 제외한 6470억원이 당기순이익으로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보험영업을 통한 수익 성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며 변액보증준비금이 늘어나면서 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즉시연금 소송 패소로 쌓아둔 충당금 약 2800억원도 순익 차감 요인이다.
이런 고민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전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산업의 근간인 인구 감소와 빅테크 등의 보험업 진출로 인한 경쟁 강화로 국내 보험산업은 냉혹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고객중심의 경영기조 강화, 보험본업의 혁신 가속화, 자산운용 및 신사업 역량 강화를 신년 과제로 제시했다.
한계에 부딪힌 수익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삼성생명의 올해 고민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부임 직후부터 '자산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커리어 또한 자산운용과 증권 등 운용 부문에 특화돼 있기도 했다. 국내 1위사인 삼성생명의 대규모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수익성의 판도가 달라질 거라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를 타진하는 등 수익원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이익률은 전년 3분기말 2.6% 수준이다. 금리 인상 영향과 해외 수익원 발굴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 올해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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