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후계 징검다리' 코스엠앤엠, 창업주 지배력 보완 '항로변경'지주사 9.4% 지분 소유, 유증으로 최대주주 '이병만 사장→이경주 회장' 변경
이효범 기자공개 2022-01-18 08:05:2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그룹 지배구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창업주인 이경수 회장이 지주사 주식을 현물 출자해 자본잠식에 빠진 자녀들의 개인회사 지분을 전량 확보했다. 이는 특히 장남의 승계 비이클(Vehicle)이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오히려 이 회장의 지배력을 보완하는데 활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믹스앤매치는 2021년 4월 코스엠앤엠(존속회사)과 믹스앤매치(신설회사)로 분할했다. 앞서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이사 사장과 이병주 코스맥스USA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지분 80%, 20% 씩 보유했던 코스맥스그룹 관계사다.
코스엠앤엠은 같은해 7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회장은 보유한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37만주(3.85%)를 현물출자하는 대신 코스엠앤엠 지분 100%를 확보했다.
코스엠앤엠은 화장품 개발 및 주문 화장품 생산을 주요사업으로 한다. 2020년 매출액 206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달성했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순손익은 10억원으로 2013년 이후 순손실을 지속해오다 7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연매출의 4분의 1 이상이 관계사로 분류되는 코스맥스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발생한다. 2020년 기준 내부거래는 6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코스맥스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와의 거래로 각각 32억원, 23억원의 매출액을 창출하고 있다.
코스엠앤엠의 이사진은 이명섭 대표이사를 비롯해 곽도선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김상현 감사가 이를 견제한다. 분할 신설회사인 믹스앤매치에도 이명섭 씨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코스엠앤엠 유상증자 이후인 2021년 9월말 기준 이 회장이 보유한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율은 19.23%로 감소했지만 코스엠앤엠이 보유한 지분율은 5.58%에서 9.43%로 증가했다. 이 회장이 코스엠앤엠 지분 100%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그의 지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데 코스엠앤엠이 주요 축이 된 셈이다.
이같은 거래는 그동안 코스맥스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추이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최근 수년간 이 회장은 자녀들에게 지배력을 분산하는데 무게를 둔 거래를 실시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타이아 지분을 주로 자녀들에게 넘겼다.
이 회장은 2016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보유지분 총 1만주를 믹스앤매치(현 코스엠앤엠)에 증여했다. 또 믹스앤매치는 2017~2018년 동안 총 3차례에 걸쳐 이 회장 보유지분을 장외에서 사들이기도 했다. 그 결과 코스엠앤엠의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율은 5.58% 수준으로 확대됐다.
마찬가지로 차남인 이병주 코스맥스USA 대표가 지분 80%를 보유한 레시피도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5.47%를 들고 있다. 각각 장남과 차남이 최대주주로 있는 오너일가 개인회사를 통해 그룹 지주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다만 지난해 부친인 이 회장이 코스엠앤엠을 장악하면서 형제간의 지분 균형이 깨졌다.
2022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장남에 힘이 실리는 인사를 실시한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풀이된다. 당시 코스맥스와 중국법인에서 부회장과 사장을 승진 발탁했다. 코스맥스와 중국법인은 그동안 장남인 이 사장이 챙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틀에서 장남이 코스맥스와 중국사업을, 차남이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과 미국사업을 맡는 형태로 인식돼 왔다.
차남인 이 사장은 그러나 올들어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2020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3년간의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한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후계구도에서 장남에게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한국과 미국의 사업을 모두 맡는 데 물리적인 한계를 고려한 인사조치라는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코스맥스그룹 측은 그러나 지난해 코스엠앤엠 최대주주 변경 거래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해당 거래와 관련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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