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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DC현산]총수 지배력 '일방향', 시행·시공 한몸이 키운 사고정몽규 개인회사 통해 시행사 HDC아이앤콘스 지배…의결권 제한 위반도

신준혁 기자/ 신민규 기자공개 2022-01-25 08:04:2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0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규 HDC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기 전까지 시행사와 시공조직 양쪽 모두에 군림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시행과 시공을 결합한 직영체제는 효율적인 관리운영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

다만 총수일가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동시에 개인회사를 통해 지배하고 있는 형태로는 객관적인 견제기능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붕괴된 광주 아파트 개발 시행사인 HDC아이앤콘스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오너 개인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통해 HDC아이앤콘스 지분 4.79%를 쥐고 있다. 지주사 HDC 자회사 형태를 갖췄지만 사실상 오너 지배력하에 있는 시행조직인 셈이다.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유지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시행과 시공조직을 모두 진두지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자체 직영사업의 경우 시행단계서부터 준공까지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절감은 물론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를 겪으면서 시장에선 오너일가가 시행조직을 통해 권한을 행사할 경우 시공조직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상호간 적정 수익률을 견지해가면서 사업을 완수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매출 원가율을 보면 발주처와 시공사간 적정선을 지켰는지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원가율이 꾸준히 줄어들고 영업이익률을 늘리는 구조로 가고 있어서다. 현장별 상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화정 아이파크 사업에서 시공비를 줄일 수 있도록 제안할 수 있는 곳은 시행사인 HDC아이앤콘스가 유력하다.

HDC아이앤콘스의 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거래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특수관계자간 거래를 살펴보면 매입채무에 영향을 미친 거래처는 HDC현대산업개발로 나타났다. HDC아이앤콘스는 2020년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에 공사원가 등 거래로 505억원을 지불했다.

단순히 시행사에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개인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은 의심을 더하고 있다.

그간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지주사 체제 밖에 위치하지만 지분을 보유한 HDC 계열사의 의결권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금융사는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금융사가 소속 집단의 지배력 확장 등에 고객 자금을 악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0년 7월 엠엔큐투자파트너스에 '계열사 의결권 제한 위반' 제재를 부과한 것은 이같은 상황이 잘 드러난 사건이다. 공정위는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법을 어기고 HDC아이앤콘스의 주주 총회에서 의결권을 4회 행사했다며 시정 명령을 내렸다. 정 회장이 금융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통해 HDC아이앤콘스에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판단이다.

HDC 계열 시행사인 HDC아이앤콘스는 광주 유스퀘어버스터미널 인근 부지를 사들여 지하 4층~지상 39층, 8개 동, 총 847가구를 짓는 주상복합공사를 추진했다. 부지 매입을 마친 HDC아이앤콘스는 2019년 4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2735억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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