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신거버넌스 점검]지주 재건부터 성장까지 함께 한 올드보이 사외이사③우리은행 이사 대부분 지주 이사회로…외부 이슈 불구 경영권 방어 조력자 역할
한희연 기자공개 2022-01-26 08:10:34
[편집자주]
우리금융지주가 완전민영화를 이뤘다.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엔 의미있는 지분율을 가진 과점주주가 생겼다. 이들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며 독특한 거버넌스를 만들어냈다. 지난해말 예보의 잔여 지분이 모두 매각되며 우리금융은 6인의 주주추천 사외이사 체제가 다시 완성됐다. 과점주주 체제가 도입됐던 1기가 끝나고 완전민영화 이후 2기 거버넌스가 새로 시작됐다. 변화의 기로에 선 '특별한' 우리금융의 거버넌스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재출범 이후 우리금융지주는 3년간 탄탄한 성장대로를 걸어왔다. 순이익은 안정적으로 증가했고 경영효율성도 좋아졌다. 그 사이 그룹 회장 인사 등 이슈도 있었지만 연임 결정으로 확고한 리더십이 유지됐다.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며 외풍을 차단하고 경영에 좀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과점주주 추천으로 은행 이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던 사외이사들은 지주 출범 이후 그대로 지주 이사회에도 참여하게 됐다. 학계, 기업, 금융회사 등 출신으로 구성된 올드멤버들을 각각의 전문성을 살린채 5년째 우리금융의 조력자로 활약하고 있다.
◇ 과점주주, 우리은행 이사회 5석 획득…수익·건전성 확보하며 윈윈관계 확립
과점주주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하기 2년여 전부터다.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던 우리은행 지분 29.7%를 7개 투자자에 매각하면서 과점주주 체제가 탄생했다. 이중 5개 과점주주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갖고 이사회 발언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이들이 추천한 이사들은 2016년말 우리은행 이사회에 입성했다.
한화생명은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을 추천했다. 노 이사는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을 지내며 한화그룹과 관계를 이어온 인물이다. 2004년에도 우리금융 사외이사를 맡은 적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학 박사로 경제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은행과 주주의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돼 합류했다.
키움증권은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박 이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 등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경영학 박사로 다수의 사외이사 재직 경험을 갖고 있으며 공자위 민간위원장 업무를 다년간 수행하며 우리금융의 현황과 비전 등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IMM PE는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사장을 추천했다. 장 이사는 회계법인 출신으로 회계분야 전문성을 갖고 있다. PE 투자사에 몸담으며 다수의 기업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는 우리은행의 신사업 진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 대표를 사외이사로 내세웠다. 경쟁 금융그룹의 CEO 출신으로 금융분야의 전문성이 돋보인다는 이유였다. 금융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은행의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양생명은 전지평 공상은행 중동유한회사 대표를 후보로 추천했다. 공상은행에 20년 이상 재직하면서 임원을 두루 거치며 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이다. 특히 중동과 런던 지역에서의 근무 경험 등을 기반으로 우리은행의 글로벌 진출과 현지화 전략 등에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들 5인의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 1인, 은행장,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우리은행 이사회는 단단한 그립감을 과시하며 2년여간 우리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은 수익성과 리스크관리에 크게 방점이 찍혔고 불필요한 요소들은 걷혀졌다. 투자 수익에 민감한 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들은 효과적으로 경영진을 견제했고 때로는 전문성을 통해 조력자가 됐다.
2016년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2610억원이었다. 이는 2017년 1조5120억원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2조190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을 돌파했다. NPL비율의 경우 2016년 0.98%에서 2017년 0.85%로 낮아지더니 2018년에는 0.51%수준까지 내려갔다. 수익성을 올리는 동시에 건전성도 확보한 셈이다.
◇ 지주에 터잡은 사외이사, 지주재건 과정서 든든한 방어막 역할
안정적인 거버넌스를 확립한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대부분 지주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하게 됐다. 이곳에서 지주사 재출범 이후 초기 안착 작업에 든든한 우군으로 활약했다.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당시 지주 이사회에 진입한 은행 사외이사는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전지평 이사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상훈 이사 대신 정찬형 이사를 지주 이사회 멤버로 추천했다.
정찬형 이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와 포스코기술투자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기업 경영을 오래하면서 얻은 경험과 식견이 상당한데다 정보수집력과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사외이사에 추천됐다.
5인 체제로 유지되던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2020년 3월 6인 체제로 바뀐다. 푸본그룹이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주 지분 4%를 사들이면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푸본생명은 첨문악 푸본은행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장기투자자로서 우리금융 투자를 결정한 만큼 푸본그룹에 오래 몸담았던 임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우리금융지주 출범당시 회장으로 취임했던 손태승 회장은 1년이 지난 2020년초 임기만료를 앞두게 됐다. 하지만 연임이슈와 맞물린 이 시기, 손 회장은 외부 이슈와도 맞닥뜨렸다. 당시 금융당국은 파생상품(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이사회는 임기만료를 몇달 앞둔 2019년 말 이미 회장 연임과 행장·회장 분리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손 회장에 힘을 실어둔 상태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강력 제재 분위기에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의 의사결정 논리는 심플했다. 지난 몇년간의 경영 성과로 판단하기에 투자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CEO인가가 가장 중요한 임원 평가 잣대였다. 결국 이사회는 마지막까지 손 회장에 힘을 실어줬고 결국 현 지배구조 체제에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수행하며 단단한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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