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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금융 파트너 '투트랙' 전략...우리금융 협력관계 이상무 [신한-KT 핀테크 혈맹]신한지주·은행과 지분스왑, 메타버스 플랫폼 각자 구축 후 교류

이장준 기자/ 김현정 기자공개 2022-01-18 14:15:1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와 신한금융그룹이 지분을 맞교환하며 새로운 혈맹 관계가 탄생했다. 아울러 KT의 디지털 플랫폼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살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공동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그동안 KT가 우리금융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이어온 만큼 둘의 사이가 갈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KT는 우리금융에 이어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로 신한금융을 추가한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해 미래 사업을 선도하려는 니즈가 큰 만큼 KT가 투 트랙 전략을 택한 양상이다.

◇KT 2대 주주 된 신한은행, AI 역량·금융 데이터 융합 시너지…플랫폼 신사업 준비

17일 KT는 특정금전신탁 계약을 통해 4375억원을 들여 오는 26일 신한금융지주 지분 2.08%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신한금융과의 플랫폼 신사업 창출과 미래금융DX(디지털전환) 사업협력 추진이 목적이다.

아울러 신한지주의 100% 자회사 신한은행은 같은 금액의 KT 지분을 취득한다. 2005년부터 KT의 전략적 주주로서 우호적 사업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NTT DCM이 보유한 지분을 전량 떠안게 됐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KT의 2대 주주(5.48%)로 떠올랐다.

KT와 신한금융의 동맹 관계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작년 9월 양사는 디지털 신사업 및 플랫폼 역량 강화 공동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군불을 지폈다. 이번 지분 교환과 더불어 이들 회사는 구체적으로 협력할 사업 영역과 조직 운영 방안 등을 제시했다. AI, 메타버스, NFT, 빅데이터, 로봇 등 영역에서 미래금융DX와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23개 공동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금융DX 분야에서는 KT의 데이터분석, 자연어처리(NLP) 등 AI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 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꾸리고 메타버스 등 플랫폼 신사업을 통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현재는 KT와 신한금융이 각자 메타버스 플랫폼을 하나씩 구축하는 형태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플랫폼 안에서 화폐 가치를 지닌 포인트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교류가 가능하도록 해 서로의 플랫폼에서 유통하겠다는 구상이다. KT 플랫폼 내 포인트를 신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신한금융 측과 공동사업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본 협력이 이제 시작된 만큼 이번에 구상한 23개 공동사업을 넘어 양사가 시너지를 극대화해 그 이상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대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게 목표다. 공동 전략적 투자 펀드(SI펀드)를 조성해 국내외 기술력 있는 벤처에 대한 투자와 컨설팅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는 추후 안정적인 공동 프로젝트 수행과 추가 협력 과제 발굴 차원에서 공동 R&D TF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번 지분 스왑을 기점으로 끈끈한 혈맹 관계를 구축한 모양새다.

◇KT, 그룹사 인연 얽힌 우리금융과도 협력 지속

사실 이 같은 지분 스왑은 신한금융에 앞서 우리금융에 먼저 제안된 얘기였다. KT는 작년 9월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추진 당시 예금보험공사가 파는 우리금융 주식을 KT가 사는 대신 우리금융도 KT 지분을 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면에는 우량기업인 우리금융과 KT가 서로의 주식을 사주면 IR 측면에서 어필하기 좋다는 셈법이 자리했다. 이렇게 지분 동맹을 맺는다면 기존의 파트너십이 더욱 돈독해지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고 3개월 만에 해당 제안은 신한금융에 돌아갔다.

KT와 우리금융의 인연은 2015년 케이뱅크 설립 준비 때부터 출발한다. 둘은 컨소시엄을 꾸려 각각 1대, 2대 주주로 케이뱅크를 출범시켰다. 설립 이후 케이뱅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시장 투자자들이 외면했을 때에도 우리은행은 지속적인 증자 참여를 통해 케이뱅크 성장 기반을 마련해 줬다.

이에 둘 사이 관계는 케이뱅크 정상화에 그치지 않고 양사 파트너십 강화로 이어졌다. 2020년 6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가 만나 동반자 협력 관계를 다졌고 그 해 8월 MOU를 발표했다. 금융·통신업 부문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데이터를 활용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많을 것이란 판단과 그에 따른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번 신한은행과 MOU처럼 당시 우리은행과 KT도 ICT와 금융 간 융합을 약속했다. AI, 빅데이터 기반의 금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금융 AI 인력육성, 데이터 활용 공동 신사업 등 협력에 뜻을 모았다. 이 같은 약속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우리은행이 KT와 함께 국내 대표 산학연이 참여 중인 'AI원팀'에 합류했으며 우리은행의 AI 기반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방지 프로세스 도입에 KT가 함께 힘을 모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KT가 신한금융 측과 지분을 교환하며 우리금융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KT는 이번 지분교환과 관계없이 우리금융도 지속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의 2대 주주(12.68%)이고 우리카드가 BC카드의 2대 주주(7.65%)인 만큼 그룹사 차원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모두 AI를 활용한 디지털 금융 선도나,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신사업 추진에 관심을 갖고 있으니 동맹을 확장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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