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사 비앤아이운용, 장기 트랙레코드 ‘주목’ 브리스틀콘1호 꾸준한 성과, 마케팅 없이 자금유입 지속
이민호 기자공개 2022-01-24 08:09:3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용자산(AUM) 약 500억원의 소형 자산운용사 비앤아이자산운용이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운용업계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 마케팅 없이도 수년간 쌓은 트랙레코드에 주목한 고액자산가들이 펀드 가입을 문의하는 발걸음도 잇따르고 있다.21일 더벨이 집계한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비앤아이 브리스틀콘 1호’ 펀드가 지난해 한 해 동안 45.5%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멀티전략(Multi-Strategy) 펀드 중 상위 7위에 올랐다. 이 펀드는 2020년에도 69.8%의 수익률로 이 부문 3위에 오른 바 있다.
이 펀드는 비앤아이자산운용이 2017년 12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하면서 펀드 비즈니스를 개시한 직후인 2018년 1월 출시한 첫 번째 상품이다. 운용한 지 4년 만인 지난해말 기준으로 누적수익률이 258%까지 상승했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증시 급락과 2021년 하반기 증시 부진에도 매년 꾸준히 높은 성과를 달성하면서 비앤아이자산운용을 주목하는 운용업계의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비앤아이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이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소형 하우스다. 일임 비즈니스 없이 펀드 비즈니스로만 고객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지난해말 기준 전체 펀드순자산은 533억원이다. ‘비앤아이 브리스틀콘’으로 이름 붙인 1~4호 펀드를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하이일드펀드뿐 아니라 목표전환형 펀드도 다수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넓혔다.
‘비앤아이 브리스틀콘 1호’는 주식 롱을 중심으로 지수선물 숏과 풋옵션 롱을 이용해 헤지하는 롱숏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공모주와 메자닌을 일부 편입해 플러스 알파를 노린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각 전략별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식 그로스 포지션(gross position)은 펀드자산의 50~100% 수준이며 이 중 넷 포지션(net position)은 30~50% 수준이다.
비앤아이자산운용은 비록 소형사이지만 수장인 예규창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에서 에쿼티운용팀장과 주식운용본부장을, 한화자산운용에서 헤지펀드운용팀장을 잇따라 역임한 운용업계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비앤아이 브리스틀콘 1호’의 우수한 성과도 예 대표의 노련함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예 대표는 롱 종목 선정에는 보텀업(Bottom-up)을, 헤지비율 산정에는 톱다운(Top-down)을 병행한다. 2020년 상반기 증시 급락 당시 풋옵션 롱 중심으로 헤지비율을 높이고 하반기에는 헤지 포지션을 동일하게 가져가되 전기차 관련주 중심의 대형주를 집중 편입하면서 연말까지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의 경우 롱 포지션에서 종목 선정에 성공한 것이 기여도가 높았다. 상반기에는 2차전지와 LG그룹 관련주에서 성과가 우수했고 연말에 이르러서는 반도체 관련주의 저점매수(Bottom Fishing)에 성공했다.
비앤아이자산운용이 출범한 지 4년이 경과하고 우수한 트랙레코드도 쌓이고 있지만 여전히 상품에 대한 공격적인 판매보다 우수인력 확보 등 내실 다지기에 우선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 예 대표의 판단이다. 마케팅 조직을 별도로 두고있지 않은 것도 고객과 신뢰가 바탕이 되면 자금유입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비앤아이자산운용의 트랙레코드를 눈여겨본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이 조금씩 유입되고 있다. 2019년말 210억원이었던 운용자산은 2020년말 289억원, 지난해말 533억원으로 확대됐다. 시그니처 상품인 ‘비앤아이 브리스틀콘 1호’ 설정액도 2019년말 96억원, 2020년말 130억원, 지난해말 178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설정해 2년간 3번 목표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예규창 비앤아이자산운용 대표는 “회사 규모에 비해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많이 주는 등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우선 매진하고 있다”며 “올해도 공격적인 판매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둬 수익률로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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