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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동서 신사업 로드맵]창업주가 새긴 M&A 본능①요업·렌탈업·해운업 차례로 품고 성장…건설비중 40%대 유지 목표

고진영 기자공개 2022-02-03 07:37:45

[편집자주]

“한 우물만 파선 목을 축일 수 없다.” 권혁운 IS동서 회장이 입버릇처럼 한다는 얘기다. 그말처럼 IS동서는 '두 우물'을 합쳐 만든 회사다. ‘일신(IS)’과 ‘동서’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본업인 건설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기업 정신 기저에 깔려 있다. 부친의 경영 철학은 2세 권민석 사장에게도 이어졌다. IS동서가 최근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를 밑바탕으로 한다. IS동서의 신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6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트폴리오 이론’은 수익을 극대화, 리스크는 최소화하는 선택의 과정을 설명하는 연구다. 198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고(故) 제임스 토빈은 이론을 쉽게 풀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을 받자 한 마디로 압축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 것.

재계에서 말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시 같은 개념에서 출발한다. 경기에 쉽사리 휘둘리는 건설업은 특히 계란이 깨질 가능성을 더 부지런히 염려할 필요가 있다. 권혁운 IS동서 회장은 이런 철학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케이스다.

권 회장은 건설 바깥의 업종을 상대로 끊임없이 M&A를 계속해 회사를 키웠다. 매출에서 건설업 비중은 40%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기본 전략으로 고수하고 있다.

◇'한 우물' 버리고 공격적 인수합병, IS동서 탄생

IS동서의 전신은 1989년 권 회장이 설립한 일신건설산업이다. 20년 가까이 건설 외길을 걸었지만 2007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자 위기감이 찾아왔다. 창업 전 신동양건설 부사장으로 있던 시절 회사가 부도났던 경험도 걱정에 불을 지폈다. 당시 연대보증을 섰다가 집이 압류되고 빨간 딱지까지 붙으면서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을 뼈에 새겼기 때문이다.

새 사업을 찾던 권 회장은 요업으로 발을 넓혔다.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를 찍던 2007~2008년 오히려 보유 용지를 매각해 ‘본업 다이어트’를 했다. 땅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는 인수자금을 댔다. 그는 위생도기와 타일제조 등을 하던 동서산업을 2008년 흡수합병해 회사 간판을 ‘IS동서’로 바꿔 달았다.

2010년에는 비데회사인 삼홍테크를 사들이면서 요업 확대를 이어갔다. 삼홍테크는 위생도기 상단에 부착하는 비데를 제조하던 업체다. 3년 연속 적자행진 중이었지만 기본적인 기술 경쟁력이 높았다.

인수여부를 두고 내부 의견이 분분했는데 IS동서의 위생도기 브랜드 ‘이누스’와의 시너지 효과에 점수를 주면서 결국 투자로 결론이 났다. 그해 3월 IS동서는 삼홍테크 지분 전량을 41억5000만원에 매수했다. 내부 일감 등 새집 효과를 본 삼홍테크는 2011년에는 4년 만에 7억원의 이익을 내 흑자로 돌아섰다.

삼홍테크를 인수한 해에 해운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조선이 건조 중이던 18만dwt급 벌크선 2척이 싸게 매물로 나왔다. 척당 5600만 달러에 매입이 가능했는데 IS동서는 해운업 진출의 기회로 판단했다. 2010년 자본금 225억원으로 100% 자회사 IS해운을 세웠다. 해운업이 어려운 때였지만 불황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M&A 행보는 숨가쁘게 이어졌다. 바로 이듬해인 2011년 초 한국렌탈 지분 54.26%를 390억원 주고 사들여 렌탈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렌탈은 노트북 등 사무자동화(OA) 기기,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고소장비(AWP) 등이 주력인 전문 렌탈업체다. IS동서에 편입된 이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꾸준히 냈다.


◇'건설'에 다시 쏠린 무게추…재정비 시동

합병을 계속하면서 IS동서의 매출 규모는 2007년 1500억원 안팎 수준에서 2009년 3000억원, 2012년에는 6500억원 수준으로 급격히 점프했다.

당시 IS동서는 전 계열사를 크게 요업과 콘크리트, 렌탈, 해운사업 등 6개 부문으로 분할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각 사업부문마다 IS동서와 자회사들이 협업하는 구조다. 2012년 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건설로 벌어들인 돈은 47.6%로 절반에 못 미쳤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대규모 자체사업을 진행하면서 건설부문에 급격하게 무게추가 쏠렸다. IS동서는 2008년 땅을 팔아 잠시 본업을 숙소했다가 리먼사태 이후 헐값에 나오는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전국 총 9곳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1조 755억 원의 분양수익을 거둬들였다. 부산 용호동 W 주상복합(1조2200억원), 인천 청라 주상복합(7500억원) 등 대형 자체사업 덕분이다. 2016년 매출은 1조7241억원, 건설 매출 비중이 70%에 달했다.

하지만 자체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는 변동성이 크다는 데 약점이 있다. 변경회계기준인 IFRS15가 도입되면서 자체사업의 경우 인도시점을 기준으로 수익을 인식하게된 것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IS동서는 건설사업의 90% 정도가 자체사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 IS동서는 3년간 먹거리였던 대규모 자체개발사업들의 정산이 2018년 연말로 끝나면서 2019년 실적이 크게 요동쳤다. 그해 매출이 9641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았는데, 전년인 2018년(1조7156억원) 대비 7500억원 상당이 감소한 수치다.

자체사업의 특성상 불가피한 숨고르기였지만 공백을 채워야 할 비건설 부문의 기여도 역시 미진했다. 요업과 렌탈부문에서 매출이 꾸준했으나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인건비 등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사업성 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졌던 탓이다.

전열을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IS동서는 오래 품어온 렌탈사업과 요업을 2019년과 2020년 차례로 떠나보냈다. 폐기물업체인 인선이엔티 투자를 시작으로 환경부문을 신설해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시작했다. 권혁운 회장의 아들 권민석 사장이 재편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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