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26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만난 바디프랜드의 한 직원은 업무시간 중 짬을 내어 네일아트를 받았다면서 자랑스럽게 손을 들어보였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회사 내에서 해결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했다. 안마의자기로 유명한 바디프랜드는 어떤 회사일지 궁금해졌다.바디프랜드 본사 지하 1층은 이색적인 공간으로 가득하다. 압구정 가위손으로 불리며 영부인들을 상대로 유명세를 떨쳤었다는 헤어 디자이너의 뷰티샵부터 맞춤복 제작이 가능한 의상실, 플라워샵, 유기농카페, 음악감상실, 도서관, 피트니스센터 등 시설이 한데 모아져 있다.
오롯이 바디프랜드 직원들을 위한 서비스다. 직원용 복지서비스 어플을 통해 예약만 하면 네일, 메이크업도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다. 직원 식당도 25년 경력(특급호텔)의 F&B팀 수장이 소속됐다. 의사, 간호사, 방사선치료사, 피부관리사 등이 상주하며 직원들의 건강을 챙긴다.
이러한 변화는 박상현 대표이사가 선임된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박 대표는 오너가의 강웅철 의장과 과거 현주컴퓨터(삼보정보통신) 재직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전문 경영인이다. 현주컴퓨터의 부도, 급작스런 200여명 직원 구조조정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보며 임직원을 위한 업무환경 구상을 꿈꿨으리라 짐작된다.
박 대표는 복지 스케일도 남다르다. 복지예산만 4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바디프랜드는 '직원 열명 중 한명은 직원 복지를 위해 채용'을 신조로 삼았다.
그의 신념엔 과거 IPO 실패의 아픔도 계기가 됐다. 바디프랜드는 2019년까지만 해도 IPO시장에서 기업가치 2조원이 넘는 대어로 평가됐지만 퇴직금, 근로수당 미지급 잡음에 무산된 바 있다. 실무진 착오로 일어난 일이지만 박 대표 오너십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단기간 고속 성장한 회사의 공통된 가치관이기도 하다. 바디프랜드는 2007년 일본제품이 주를 이루던 안마의자 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져 10년 내 글로벌 1위를 점했다. 500만원 이상의 고가이면서도 당시로선 낯설었던 제품을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팔아야했기에 업무강도가 '빡세다'는 기업문화 평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의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면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박 대표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로봇'을 접목시킨 디지털 헬스케어 안마기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회사 이름을 딴 'BF코인' 상표를 출원해 금융 사업 움직임도 보이다. 'K-안마기'의 미국, 유럽, 중국 진출도 진행 중이다. 변화가 느린 가전업계 내 긍정적인 신호탄이지만 모두 직원이 뒷받침되야 가능한 일들이다. 그가 꾸린 지하1층 공간이 지렛대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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