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경영진 '혁신' 의욕과 비례한 CAPEX [중견가전 리포트]③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에도 '전시장·신제품 금형' 투자 확대…가격 경쟁력 확보 과제
손현지 기자공개 2022-01-27 13:22:2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디프랜드는 위탁생산(OEM) 체제를 고수하고 있어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기 위한 공장증설 등 설비투자 유인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도 매년 200~400억원대에 달하는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했던 건 '신제품 금형' 투자와 자체적인 '전시관' 시설장치 비용 투입이 주 요인이다.CAPEX는 경영진의 혁신기조와 궤를 함께 해왔다. 바디프랜드를 이끄는 핵심 축인 조경희 명예 회장과 박상현 대표는 제품 질적 개선과 함께 차별화된 B2C 영업방식을 고민해온 인물이다. 국내에 렌털 시스템을 들여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단순히 주력 제품인 안마의자기의 기술 고도화에만 주력해온 게 아니라 제품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NCF와 무관한 CAPEX 흐름…영업이익의 '77%'
바디프랜드는 일반적인 제조업체에 비해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인다. 제조업계가 자체 현금여력으로 시설투자를 감내하는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는 것과 달리 외부조달과 시설투자에 적극적이다. 작년 9월 말 CAPEX(460억원) 규모는 영업이익(595억원)의 77%에 달하는 수준이다.
CAPEX는 장비나 토지, 건물 등 유·무형자산 취득 값이다. 기업이 시설과 장비 구입 등 사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을 뜻한다. 미래 이윤 창출, 가치 취득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바디프랜드의 CAPEX 추이를 보면 순영업현금흐름(NCF)과 비례하지 않는다.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현금흐름은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인 반면, CAPEX는 꾸준히 200~400억원대 수준으로 집행됐다. 2017년과 2020년을 제외하곤 CAPEX 규모가 NCF를 크게 웃돌았다. 작년에는 중국 생산법인을 상하이에서 푸안으로 이전시키는 과정에서 CAPEX가 460억원으로 치솟았다.
주목할 만한 건 바디프랜드의 유형자산 투자 유인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제품을 외주 생산업체를 통해 제품을 매입하기 때문에 캐파(CAPA)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켜야 하는 의무도 없다. 중국 상하이와 충남 공주에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람보르기니 협업 등 일부 제품만 양산하는 곳이다.
바디프랜드가 보유한 유형자산이라곤 배송을 위한 국내 '물류센터' 15곳과 100여대의 자가 안마의자 배송트럭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물류자산들은 지난 2007년 창립 초기 이미 대거 매입한 것들이다. 안마의자는 기본적으로 무게가 120~130kg 정도에 달하기에 배송이 필수적이다. 바디프랜드는 배송을 물류업체에 맡기기 보다는 자체적인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보유 배송트럭은 안마의자 제품 7대 정도가 들어가는 크기다. 일반 컨테이너 트럭과 달리 트럭의 양옆, 뒷 부분이 독특한 형태로 자동 오픈되는 등 안마의자 배송에 특화돼 있다. 바디프랜드는 배송 전 의자의 팔 부분과 다리 부분, 몸통 부분 등 세 부분으로 분리해 옮긴 후 고객의 집에서 조립하는 식으로 제품을 고객의 가정으로 배송하고 있다.
◇매년 나오는 신제품…전용 전시관 125곳 투자 지속
그렇다면 바디프랜드의 꾸준한 CAPEX 용처는 어디일까. 첫째는 제품 '전시장'이다. 바디프랜드는 2010년 이후 직영 전시장의 시설장치를 위한 시설투자를 꾸준히 단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안마의자를 모아놓고 체험만 하는 공간이었지만, 점차 아트 전시관으로 발전시켜 현재는 전시장 개수가 총 125개에 달한다. 미국 LA, 중국 상하이에도 운영 중이다.
신제품 혁신에 따른 금형투자 비용이 꾸준히 발생하는 것도 CAPEX 상승 요인이다. 바디프랜드는 가전업계에서도 유독 신제품 출시 주기가 잦은 편이다. 매년 안마의자기 기술을 꾸준히 고도화시킬 뿐 아니라 의료기기, 화장품, 매트리스, 정수기 등 렌털자산을 다각화하며 신제품 라인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매출(4405억원)은 헬스케어 제품 판매 판매량이 100%를 차지한다. 안마의자기로 벌어들인 돈을 제품 고도화에 투입한 것이다. 실제로 업계 유일하게 메디컬R&D(융합R&D+융합디자인)센터도 운영 중이다. 전문 의료진을 주축으로 하며 인공지능(AI), 인체공학적 제품 디자인 등을 연구한다.
다만 현금여력을 고려하지 않은 투자기조는 제품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잉여현금흐름(FCF)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홍보를 위한 설비투자, R&D 비용을 늘린 탓에 재무적 부담이 증가한 상태다.
렌털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외형 확대에 따라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하고 현금흐름을 제약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제품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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