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지연 바디프랜드, 상장 결정 권한 어디로 가나 [중견가전 리포트]②스톤브릿지캐피탈과 SPA 체결 임박…기업공개 관련 '2대주주' 강웅철 주도적 역할 전망도
손현지 기자공개 2022-01-25 13:41:41
[편집자주]
중견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집콕열풍', '보복소비'로 이전에 없던 고가의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났다. e커머스 발전으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렌털, 홈쇼핑, 해외 진출 등 신수익원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들도 속속 생겨난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닥뜨린 중견 가전업체들의 경영전략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디프랜드는 오랜기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녹록치 않은 과정을 겪어 왔다. 2014년부터 줄곧 기업공개(IPO) 허들을 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책임공방이 일기도 했다. 계약상 IPO 추진 결정권은 오롯이 대주주였던 사모투자펀드(PEF) VIG파트너스 측에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진 입장에선 IPO를 원하더라도 PEF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다.7년 전과 데자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IPO 추진을 중단하고 PEF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을 최대주주로 받아들이는 계약을 타진 중이다. 이전과 달리 IPO 성사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계약 조항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주주에 재무적투자자(FI) 뿐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 합류 가능성도 점쳐진다.
◇거래조건에 IPO 관련조항 포함될까
20일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는 최근 PEF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 측과 주식매매계약(SPA)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작년 말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거래금액과 구체적인 매각조건 등을 조율하는 후속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대상 지분은 비에프투자목적회사가 보유한 주식 전량(44.6%)이다. 매매가의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나머지를 프로젝트 펀드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조달하는 구조다. 거래가격은 70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비에프투자목적회사는 VIG파트너스가 과거 바디프랜드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대주주인 스톤브릿지와 경영진이 IPO 역할을 어떻게 분담할 지가 주요 관심사다. 지난 2015년 SPA를 체결할 땐 IPO성사 주체를 VIG파트너스로 지정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IPO 권한을 오롯이 PEF 측에 맡긴다면, IPO 추진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상 PEF는 상장 보단 매각을 선호하는 특징을 지닌다. 자금 회수를 위해서 매각절차가 비교적 더 간단하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IPO 계약 조건을 내걸었을 것이란 전망이다. 스톤브릿지, 한앤브라더스 외에도 전략적투자자(SI)가 동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대주주(40.3%)이자 창업주 조경희 전 바디프랜드 회장의 사위인 강웅철 이사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너일가도 인수 측의 IPO에 대한 의지도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바디프랜드의 오너가와 친분이 있던 한앤브라더스의 신동기 대표가 안마의자 렌털업에 관심이 있는 스톤브릿지를 공동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바디프랜드를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키워 3~4년 내 IPO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7년간 상장 결렬에도 '도전은 -ing'
바디프랜드는 2014년 초부터 IPO를 추진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6개월간 준비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VIG파트너스 투자유치로 보류됐을 뿐이다. PEF에게 오너가 지분을 상당부분 넘겨준 데는 IPO성사에 대한 기대감도 내재돼 있었다.
하지만 VIG파트너스는 재무적투자자(FI) 자격으로 참여했다.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입장이기에 바디프랜드 지배구조 개편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사회 의석도 기타비상무이사 1석 뿐이었다. 거래소의 상장심사에서 결격사유로 지목됐던 불안한 경영구조, 내부통제장치 미흡 등을 개선하기란 쉽지 않았다.
바디프랜드 경영진은 작년 2월이 되서야 피드백을 받아들여 지배구조를 단순화시켰다. 사외이사수를 늘려 이사회 투명성도 제고했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거래소와도 의견을 조율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VIG파트너스로선 더 이상 IPO를 추진하기엔 시일이 촉박했다. 만기일을 고려하면 적어도 작년 말까진 투자회수 윤곽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2020년에도 바디프랜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에도 애를 먹다가 만기를 1년 늘려놓은 상황이라 더이상 미루기도 어려웠다.
하반기께 IPO 추진설이 돌기도 했지만, VIG파트너스는 불확실성 요소가 더 많다고 판단했다. 우선 바디프랜드의 시장 내 입지가 바꼈다. 2019년 상장 심사 신청 당시 바디프랜드의 국내 점유율은 65%에 달했다. 그런데 이후 휴텍스, 코지마, 리쏘, 웰모아 등 경쟁사들이 속속 점유율을 확대하며 바디프랜드의 독점적이었던 입지도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만큼 2~3조원대의 좋은 조건의 밸류(EV)를 산정받기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2015년 에비타멀티플(EV/EBITDA) 10배를 적용하면 바디프랜드의 밸류는 약 1조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게다가 상장은 절차가 복잡하고 이후 잔여지분 매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매각방식은 비록 상장에 비해 이익 금액이 적더라도, 한번에 회수 고민을 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IG파트너스는 결국 '매각'으로 회수방안을 최종 결정했다. 해외주관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매각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 경영진의 IPO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며 "결격사유를 상당부분 해소한 만큼 IPO 기회를 계속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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