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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지투파워, 600억 밸류 산정 어떻게 가능했나PER 47.3배 제룡전기 피어그룹 포함 결과,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막아

강철 기자공개 2022-02-08 07:46:37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달 코스닥 입성을 앞둔 지투파워(g2power)가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600억원으로 제시했다. 배전계통 기기 제조사 5곳의 순이익과 최근 주가를 바탕으로 23.6배라는 비교적 양호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밸류를 계산했다.

양호한 PER 배수는 순이익 대비 주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는 제룡전기를 피어그룹에 포함시킨 덕분에 가능했다. 제룡전기의 PER은 무려 47.3배에 달한다. 제룡전기가 없었다면 상장 기업가치는 450억원까지 감소했을 수 있다.

◇22일부터 공모주 수요예측

지투파워는 오는 22일부터 기관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입찰에 나선다. 수요예측에서 확정한 공모가를 토대로 3월 초부터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수요예측과 청약을 비롯한 공모 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총괄한다.

시장에 내놓을 공모주는 총 88만5000주를 책정했다. 공모가 밴드는 1만3500원~1만6400원(액면가 5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인 1만6400원으로 정해지면 지투파워는 약 12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한다.

제노코와 주관사단은 동종기업 5곳의 PER을 바탕으로 공모가 밴드를 산정했다. 피어그룹(peer group)은 LS일렉트릭, 피앤씨테크, 서전기전, 광명전기, 제룡전기로 추렸다. 모두 배전계통에 필요한 기기를 제조하는 상장사다.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선도전기 등 최근 2년 사이 적자를 낸 동종기업은 배제했다.

피어그룹 3곳의 합산 PER은 23.6배다. 이 배수에 지투파워의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29억원과 상장 후 주식수 368만주를 적용해 단가 1만8336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할인율 10.6~26.4%를 곱해 최종 공모가 밴드 1만3500원~1만6400원을 계산했다.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600억원으로 평가했다.


◇제룡전기가 평균 PER 끌어올려

지투파워가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적용한 PER 23.6배는 지난 몇년간 IPO에 성공한 배전계통 기기 기업의 평균을 상회한다. 피앤씨테크, 파워넷, 윌링스, H&B디자인 등 최근 5~6년 사이 증시에 입성한 동종기업은 10~20배의 PER을 적용했다.

23.6배의 PER은 비교 대상 가운데 유독 두드러진 제룡전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개별 피어그룹의 PER은 LS일렉트릭 19.6배, 피앤씨테크 16.1배, 서전기전 11.5배, 광명전기 23.7배, 제룡전기 47.3배다. 제룡전기가 아웃라이어(outlier) 한도인 50배에 육박하는 수치를 나타낸 결과 평균 PER 배수가 대거 올라갔다.

제룡전기를 피어그룹에서 제외하며 평균 PER은 17.7배까지 떨어진다.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할 시 공모가 밴드도 1만~1만2300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 600억원으로 책정한 기업가치 역시 약 450억원으로 감소한다. 제룡전기가 없었다면 김영일 회장을 비롯한 지투파워 오너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밸류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제룡전기는 1986년 설립된 중전기 전문 기업이다. 배전 선로에 쓰이는 변압기를 생산·판매하며 연간 400억~450억원의 매출액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급격하게 침체된 2020년부터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그 결과 연 평균 30억~4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억원으로 급감했다. 순이익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기준 주가 산정 기간인 2021년 12월 말부터 2022년 1월 초까지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순이익은 감소한 반면 주가는 오히려 오르면서 47.3배에 달하는 다소 과중한 PER이 형성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ER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피어그룹의 순이익이 감소하길 기대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사실상 아웃라이어로 봐야하는 제룡전기를 포함시킨 점을 시장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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