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이유있는 P2E 신중론 높은 중국 의존도, 암호화폐 규제 장벽…IP 서구권 확대 공략 우선
손현지 기자공개 2022-02-09 14:20:2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가 P2E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게임사마다 공격적으로 P2E·대체불가토큰(NFT)게임 생태계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마치 남의 일이라는 듯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특히나 주력 지식재산권(IP)의 중국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중국은 관련 산업 규제가 심한 국가다. P2E체제 도입을 섣불리 시도하기 보단 게임 라인업 다변화와 웰메이드 제작을 통한 글로벌 영토 확장 등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IP 집중하겠다'…NFT 집중하던 선데이토즈 지분 매각
국내에서 가장 먼저 P2E사업에 뛰어든 건 위메이드다. 자체 발행한 코인 위믹스를 기반으로 P2E게임인 미르4를 가장 먼저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다음달에도 P2E 신작 3편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 뒤를 컴투스홀딩스, 네오위즈 등이 다수의 중견, 대형 게임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P2E게임 이용자들은 암호화폐, NFT 등을 활용해 게임 내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다.
게임업계가 블록체인(암호화폐) 게임 시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게임상에서 거래용 토큰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특정 암호화폐를 도입한 게임이 많을수록 해당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증가한다. 자체 암호화폐의 수요와 가격이 오르면 해당 게임사의 기업 가치도 상승한다. 게임사는 자체 NFT 거래소를 통해 별도의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중견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의 스탠스는 사뭇 다르다.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등 가상세계 안에 있는 컨텐츠나 재화가 의미를 지니려면 게임 자체의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당분간 P2E 기술개발 보다는 본질인 IP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작년 말 보유 중이던 선데이토즈 경영권(200만주)을 위메이드이노베이션에 매각하기도 했다. 선데이토즈는 NFT,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으로 스마일게이트와의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해외·MMORPG 강자…P2E요건 갖췄는데, 왜?
업계에선 스마일게이트의 행보를 다소 특이하다고 여기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P2E 선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P2E를 개발하는데 나름 적합한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예컨대 스마일게이트 IP 중 최근 역주행 중인 '로스트아크'의 경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P2E를 접목시키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기반도 나름 탄탄하다. P2E 시장은 국내에선 금지되고 있어 합법성을 인정받은 해외를 타깃으로만 사업을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다. 해외 유저규모나 글로벌 현지 내 IP 인지도를 얼마나 쌓았느냐가 중요한데, 스마일게이트의 2020년 해외 매출(8430억원)은 전체 매출의 무려 83.7%에 달한다.
◇단일 IP 위주 성장…'중국' 규제 고려
경영진들이 '신기술 보단 IP'라는 철학을 강조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단일게임 의존적 매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 FPS(1인칭 슈팅)' 게임의 기여도가 크다. 최근 '로스트아크' 등 라인업을 늘리긴 했지만, 사실상 주력 IP가 1~2개로 한정돼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해외 중에서도 '중국'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업계에서 존재감이 없었지만 크로스파이어 IP의 철저한 중국 현지화 전략으로 단번에 현지 '국민게임' 반열에 올라섰다. 2012년에는 중국 동시접속자수 420만명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중국은 블록체인 등 관련산업 규제가 강한 편이다. 국내외 마찬가지로 P2E사업이 가로막힌 것이나 다름없다. 향후 동남아, 유럽 등으로 입지를 확대해 컨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게 선결조건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는 글로벌 유저들의 취향 맞춤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달 중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X'과 '로스트아크'를 글로벌 전역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북미, 유럽, 남미,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크로스파이어X는 기존 크로스파이어 IP에 처음으로 '콘솔'을 적용시켰다. 콘솔은 서구권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게임 플랫폼이다.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향후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X 등 차세대 콘솔을 메인 플랫폼으로 하는 오픈월드 장르도 선보일 계획이다.
◇P2E 합법화는 '먼일'…회의적 시각도
P2E시장의 합법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어느정도 깔려있다. 한국게임학회 등은 P2E와 관련 '제 2의 바다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P2E 규제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실제로 국내 1호 P2E게임이었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는 앱 마켓에서 퇴출된 전력이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로부터 사행성을 지녔다는 우려로 등급분류 취소 통보를 받아 유통이 금지됐다.
해외에서도 일부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은 NFT와 암호화폐 기술을 적용한 게임의 입점을 원천 차단하고 가상화폐 교환 행위를 금지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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