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대비 실태 점검]롯데쇼핑, 'CSO 4인 배치' 사업부 대표 책임 강화'백화점·마트·이머커스·슈퍼' 직속 전담조직, 정기 주총 이사회 재편 주목
이효범 기자공개 2022-02-11 08:10:17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0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주요 사업부 대표 산하에 각각 CSO(최고안전책임자)와 전담조직을 배치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법인에 CSO 1명을 배치하는 것과 달리 백화점, 마트, 이머커스, 슈퍼 등으로 나뉜 사업부 체제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안전관리에 대한 사업부 대표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롯데쇼핑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해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등 각 사업부 대표 직속으로 전담조직을 갖추고 이를 총괄하는 총 4명의 CSO(최고안전책임자)를 두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에는 안전관리부문을 신설했고 슈퍼와 이커머스사업부는 각각 안전관리팀과 안전환경실을 만들었다. 각 사업부에 담당자 혹은 팀단위 조직에 그쳤던 안전관리 조직을 격상시켰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CSO를 4명이나 배치한 것은 사업별 특성에 맞춰 한층 더 촘촘한 안전관리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사업부는 안전보건 인력과 필요한 예산을 별도로 운영한다.
세부적으로 백화점사업부 직속조직인 안전관리부문장은 김종환 HR부문장(상무보)이 겸직한다. 김 부문장은 앞서 백화점 지원부문장을 역임해오다 올들어 HR부문장으로 보직을 변경했고 안전관리부문까지 도맡게 됐다.
마트사업부 안전관리부문은 안전관리팀을 격상한 조직이다. 앞서 안전관리팀장을 역임해왔던 이철민 팀장이 부문장을 맡았다. 이머커스사업부 안전환경실장은 박달주 경영지원부문장(겸직)이, 슈퍼사업부 안전관리팀장은 주일성 팀장이 각각 선임됐다.
사업부별로 안전관리 조직을 갖추면서 중대재해 발생시 '경영책임자'로서 사업부 대표의 책임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대법상 안전관리 의무를 지는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고용노동부는 중대법 해설서를 통해 롯데쇼핑과 유사한 경영체제에서 '경영책임자'의 개념을 한층 명확히 하고 있다. 해설서에는 '하나의 법인에 두 개 이상의 사업과 각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가 있고, 각 사업 부문이 독립성을 가지고 분리돼 있어 별개의 사업으로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는 각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각자 해당 사업 부문의 경영책임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각 사업부 대표가 등기임원인 대표이사가 아니라고 해도 경영책임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는 강성현 마트사업부 대표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강희태 전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바통을 물려받았다. 이와 달리 정준호 백화점사업부 부사장, 나영호 이커머스사업부 부사장, 남창희 슈퍼사업부 부사장 등은 모두 미등기 임원이다.
다만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회 재편을 실시할 경우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롯데쇼핑 이사회는 그동안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으로 꾸려졌다. HQ체제의 전신인 BU(비즈니스유닛)체제 수장과 CFO(최고재무책임자)가 각각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 포함됐다. 또 백화점, 마트사업부 대표가 사내이사를 맡는 구도였다.
2022년 정기인사에서 HQ장과 백화점사업부장이 교체되면서 현재는 2명이 이사회에서 빠진 상태다. BU체제에 빗대어 보면 최상위 조직인 HQ를 이끄는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정준호 백화점사업부 대표가 각각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김 부회장 역시 중대법상 경영책임자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어 보인다.
해설서에서는 '여러 사업 부문들을 총괄하는 차원에서 해당 사업 부문의 경영상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총괄대표가 하거나 부문별 대표와 공동으로 하는 경우에는 법인 내에서의 직위나 직무, 해당 사업 부문에서 실질적인 권한 행사 등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 따른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선례가 없기 때문에 중대법상 경영책임자가 누가 될지 기업 입장에서도 선을 긋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기업들의 경영체제와 의사결정 체계가 다르고 중대재해 개별사안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사례가 나와야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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