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떠나는 국민연금' 성장 모멘텀 찾을까 주가하락 기관 지분율 5% 아래로, 쇄신의지 '이키머스 경쟁' 차별화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2-01-11 08:15:2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온 가운데 국민연금도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 5% 선도 무너졌다. 주요 기관의 비중 축소에 따라 주가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쇼핑이 쇄신의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올해 주가를 회복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국민연금은 보유 중인 롯데쇼핑 지분율을 2020년 12월 31일 기준 5.39%(152만3881주)에서 2021년 12월 3일 기준 4%(113만1650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6월 지분율을 6%대로 늘리면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한 이후 5% 아래로 하락했다는 변동내역 공시를 낸 건 4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매매한 롯데쇼핑 주식 가운데 매수한 주식수는 29만4574주에 그쳤지만 매도한 주식수는 60만2541주에 달했다. 주식 운용 과정에서 매도에 더욱 초점을 둔 셈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것으로 공시하는 지분에는 위탁 운용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돼 있다. 롯데쇼핑 주식에 대한 매도세는 국민연금의 판단만 작용한게 아니라는 얘기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분류하고 있다.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할 경우 해당 기업의 임원 보수 사항과 배당 증대와 관련된 주주제안을 실시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세에 따라 높아진 국내 주식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롯데쇼핑 매도에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주가는 1월 7일 현재 8만7700원이다. 최근 5년간 장중 최고점인 2017년 6월 16일 29만5221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특히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당시 주가는 5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2017년 지분율 5% 이상 보유 공시를 실시한 이후 공교롭게도 롯데쇼핑 주가는 내리막세다. 2017년 4월 28일부터 매수한 주식은 총 94만9315주로 매수 당시 종가를 기준으로 추정한 평균단가는 19만원에 소폭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매도한 롯데쇼핑 주식수는 138만4316주다. 평균 매수단가와 같은 기준으로 추정한 평균 매도단가는 12만원 중반대다.
이 기간 국민연금은 롯데쇼핑 투자를 통해 운용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이 강조된 가운데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최대주주인 롯데지주 주가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7일 종가기준 주가는 2만9300원이다. 최근 5년간 장중 최고점인 2017년 2월 3일 8만8674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40%의 장부가액은 1조6760억원이다. 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최근 주가 역시 최근 5년간 최고점인 47만5000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국내 최초로 설정된 롯데그룹주 펀드에서도 롯데쇼핑의 입지가 줄었다. theWM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하나UBS롯데그룹주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이 편입한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롯데칠성이다. 두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이 롯데쇼핑이다. 롯데그룹주펀드라는 이름과 달리 신세계 주식이 펀드에 편입되기도 했다.
이 펀드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식과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2018년 5월 처음으로 설정된 이후 3년 넘게 운용되고 있다. 펀드의 누적 수익률(운용펀드 기준)은 마이너스(-) 15.58%에 그친다. 펀드 설정액과 순자산이 각각 50억원을 하회하는 소규모펀드로 분류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올해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1조7892억원, 영업이익 98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이었던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 13조3080억원, 영업이익 3833억원과 비교하며 부진한 실적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에서는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기업보다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며 "롯데쇼핑도 예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과 경쟁 속에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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