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역대급 실적'...코인 빼면 '어닝쇼크' 위믹스 매각대금 2200억 매출로 잡아… 제외시 영업이익 2539억→290억으로 감소
황원지 기자공개 2022-02-11 13:38:4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0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 3200억 중 2200억이 자체 가상자산 위믹스를 매각한 금액으로, 이를 제외한 실제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위믹스 유동화 계획도 없는 만큼 '일회성' 최대 매출이라는 지적이다.가상자산의 회계처리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사실상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로, 투자 혹은 재무현금흐름으로 분류돼야 할 현금이 영업현금흐름인 매출로 잡히면서 착시가 생겼기 때문이다.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가 첫 사례인 만큼 향후 회계기준이 확립되면 가이드라인을 지킬 것이라 밝혔다.
◇역대급 매출 63%는 위믹스 매각대금... 순이익 증가는 '라이온하트' 덕
위메이드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524억원, 영업이익 2540억원, 순이익 425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56%,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58%, 2277% 증가했다.
‘역대급’ 실적 증가세는 위믹스 매각대금을 매출로 잡은 영향이 컸다. 위메이드는 이번 분기 매출 항목에 ‘위믹스 유동화’를 신설했다.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를 시장에 팔아 번 돈을 이 항목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4분기 위믹스 유동화 금액은 2254억원에 달했다. 매출의 63%를 위믹스를 통해 번 셈이다.
위믹스 유동화 금액을 제외한 실제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위믹스로 벌어들인 2254억을 제외한 실제 매출은 1269억원,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분기에 비하면 늘었지만 컨센서스에 비해선 외려 낮은 어닝쇼크였다. 실적 발표 전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은 155억원(약 10%), 영업이익은 494억원(약 63%) 낮은 금액이었다.
순이익 증가도 '일회성' 성격이었다. 실적발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2500억원대였으나 순이익은 4250억원으로 거의 두배 늘었다. 영업이익 하단에 금융손익 2818억원이 반영되면서다. 이는 2018년 투자한 게임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가치가 반영된 금액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 라이온하트에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와 더불어 50억원씩을 투입해 각각 지분 7%씩을 확보했다. 라이온하트가 내놓은 모바일게임 ‘오딘:발할라라이징’이 지난해 대흥행에 성공하면서 지분가치가 치솟았다.
카카오게임즈가 추가 지분 30%를 사들이면서 추정 몸값만 1조원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향후 라이온하트가 IPO에 나설 경우 예상 밸류는 5조원에 달한다.
◇실제 재무 상황 담지 못한 회계처리... '가이드라인 필요'
위메이드의 이번 실적발표로 가상자산 회계처리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공식적으로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위믹스 매각대금을 제외한 사실상 실적은 '어닝쇼크'라서다. 재무제표가 실제 기업 재무상황을 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상자산 매각대금을 매출로 분류한 지점이 주목된다. 현행 회계기준상 가상자산은 재고자산 혹은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자산을 매각해 얻은 현금이므로 현금흐름표상으로는 투자현금흐름으로 분류하는 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
다만 해당 가상자산이 이전에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외부에서의 자금수혈로 생각한다면 재무현금흐름으로 볼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매각한 위믹스는 그간 위메이드의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현재 위믹스 플랫폼 사업을 통해 수수료로 얻은 위믹스나, 시장에 내다 판 위믹스 유동화 물량만 반영한다. 이외에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약 80%에 달하는 위믹스는 있지만 없는 상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보수적 관점에서의 회계 처리지만, 회사의 정보를 정확하게 보여주느냐의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향후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면서 룰이 정립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매각대금을 매출로 잡으면서 영업현금흐름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게임 '미르4'나 위믹스 플랫폼 운영 등 영업을 통해 가격이 오른 위믹스 매각 대금이라 이렇게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회계 법인이나 저희나 게임 코인에 대한 회계 처리 가이드라인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업계 선두주자로 안 해본, 처음 해본 일들을 하고 있다"며 "게임 코인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지는 올해 말까지 정립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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