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사내이사 자리 누구에게로 이원덕 수석부사장 '그대로' 가닥…은행장·지주 등기이사·직무대행까지 입지 '막강'
김현정 기자공개 2022-02-16 08:17:1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 새 판이 꾸려지면서 지주 사내이사 자리에 누가 오를지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권광석 행장 대신 이원덕 수석부사장이 지주 사내이사에 올랐던 만큼 이전 논리대로라면 박화재 신임 지주 사장이 해당 자리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하지만 우리은행장에 오른 이 수석부사장이 지금처럼 지주 사내이사 자리를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이렇게 된다면 은행에서 일하는 은행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식인 만큼 지주 '기타비상무이사'로 바뀌게 된다.
타 금융지주사들 모두 은행장이 지주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이 수석부사장이 은행장에 직무대행, 지주 등기이사 자리까지 꿰찬다면 확실한 그룹 내 2인자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현재 손 회장과 이 수석부사장 등 2명의 사내이사와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신요환·윤인섭 등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지주에 손 회장 외 사내이사가 설치된 건 2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 DLF 사태, 권광석 행장 선임 등 굵직한 이슈들이 몰아쳤고 이와 함께 지주에 등기이사가 한명 추가됐다.
우리금융의 경영 안정성을 위한 조치였다. 손 회장이 2019년 말 금융감독원의 문책경고를 받고 거취 불확실성이 불거지자 우리금융은 그야말로 혼돈에 휩싸였었다. 당시 조직 지배구조가 흔들리면 자칫 외압, 외풍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사내이사 자리가 만들어졌다.
다만 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은행장이 아닌 이 수석부사장이 해당 자리에 올랐던 점은 이례적이었다. KB금융지주는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행장에 오른 뒤부터 줄곧 그가 지주 기타비상임이사로 자리했다.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조용병 회장 외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기타비상임이사로 등기임원에 올라 지주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기타비상무이사 역시 박성호 하나은행장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타사 대비 은행 볼륨이 매우 커 행장이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은행장에 지주 등기이사까지 몰아주게 되면 힘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환으로 손 회장의 유고 시 직무대행 역할도 이 수석부사장이 맡도록 정해져 있었다.
이번에 이 수석부사장이 우리은행장에 오름에 따라 내부적으로 깊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여전히 우리금융 내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이전 논리라면 박화재 새 지주 사장이 지주 사내이사 자리에 오르는 게 수순이다.
하지만 이 수석부사장이 행장에 취임한 뒤에도 지주 사내이사 자리를 이어나가는 쪽으로 얘기가 흐르고 있다. 그가 2년째 지주 이사회에서 역할을 해온 만큼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그가 계속 맡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타행과 형평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사내이사는 등기임원으로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록돼 이사회에서 활동을 하는 임원을 말한다. 이사회 승인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만큼 함부로 해임될 수 없고 그만큼 무겁고 책임있는 직책이다.
이 수석부사장은 우리은행장에 더해 앞으로도 계속 지주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은행 및 지주에 경영 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물론이고 지주사, 그룹사 전반의 현안까지 챙길 수 있는 인사로 인정받은 셈이다. 기존 행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회장 다음 서열 2위의 입지가 더욱 막강해질 전망이다.
다만 지주사 출범 첫 해인 2019년으로 돌아가 사내이사직을 없애는 방향도 고심 중이다. 직무대행자가 은행장으로 명시돼 있으니 굳이 사내이사를 따로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3월 초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사안이지만 이 수석부사장이 그대로 맡는 것으로 얘기가 많이 진전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초 특수한 상황으로 이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를 맡았었고 최근에도 의견이 갈려 몇 차례 논의가 진행됐는데 돌아가야 할 방향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한컴이노스트림, '도장 인식 시스템' 특허 취득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1.15조 SKB 지분 매입 'SKT', 현금창출력 '자신감'
- [백기사의 법칙]국책은행이 백기사, 한진칼에 잔존하는 잠재리스크
- 금융지주사 밸류업과 '적정의 가치'
- [백기사의 법칙]1,2위사 경영권 분쟁 '진정한 승자'였던 넷마블
- [2024 이사회 평가]대한해운, CEO가 틀어 쥔 사외이사…독립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 이사회 개선은 현재진행형
- [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
- [백기사의 법칙]남양유업 백기사 자처했던 대유위니아, 상처뿐인 결말
- [백기사의 법칙]SM 인수 속 혼재된 흑·백기사 ‘카카오·하이브’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