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Change]효성, 사내이사에 CFO 첫 선임'오너일가·당대 대표'만 올랐던 자리…김광오 부사장, 주요 의사결정 '재무적 관점으로'
김현정 기자공개 2025-03-06 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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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Board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16시0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이 이사회 멤버로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를 처음으로 선임한다. 효성은 그동안 조석래 고(故)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등 오너일가와 당대 대표이사만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려왔다.올해 조현준 회장의 독립경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지주사인 효성 이사회에 CFO를 입성시킴으로써 효성 및 효성 계열사들의 당면한 이슈를 재무적 관점에서도 비중 있게 살핀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효성티앤씨의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 효성화학의 적자 상황 지속 등 지주 측면에서 관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있다.

1964년 12월생인 김 부사장은 효성에서 재무본부장, CFO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83학번으로 입학해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 홍익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전 직장인 삼일PwC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공인회계사이기도 하다. 2002년 파트너 승진한 데 이어 2004년 상무보 승진, 2007년 상무 승진, 2012년 전무이사 승진 이력을 쌓았다.
효성그룹으로는 2016년 3월 이직했다. 삼일PwC 시절 효성그룹 관련 자문 업무를 맡으면서 맺은 인연이 이직의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오자마자 효성 재무부문장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2017년부터 약 1년 간 진행된 효성그룹 지주사 전환 작업을 주도하며 명성을 떨쳤다. 이후 2020년 효성캐피탈 매각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효성이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효성은 그동안 조석래 고(故)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등 오너일가와 대표이사만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려왔다. CFO가 사내이사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조석래 명예회장 시절인 2014년엔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이상운 대표이사(현 부회장)가 이사회 멤버였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인 2017년엔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과 2017년 3월 당시 대표이사를 이어받은 김규영 현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올랐다. 7년가량은 같은 체제를 유지하던 효성은 작년 6월 효성그룹의 인적분할로 ‘형제의 독립경영’이 시작된 것을 기점으로 조현준 회장과 김규영 2인 사내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올 3월 김규영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황윤언 부사장과 김 부사장이 나란히 조현준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에 오르게 됐다.

업계는 효성그룹에 당면한 재무적 이슈가 있는 만큼 김 부사장을 이사회에 입성시킨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효성화학 등 그룹 관점에서 관리가 필요한 계열사들이 있다. 효성화학은 3년째 적자를 지속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부채비율이 17만6703%에 이른다. 효성은 지난해 두 차례나 효성화학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2024년 12월 재무위기에 처한 효성화학을 돕기 위해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를 9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효성화학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효성티앤씨는 특수가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밖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효성중공업의 생산설비 확충도 김 부사장의 자금 스케줄에 달린 일이다. 이렇듯 김 부사장은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효성그룹의 여러 재무적 과제 및 자금 이슈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CFO의 이사회 참여는 기업이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시장에 알리는 효과가 있다. CFO는 기관 투자자나 주요 주주들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경영진의 재무 전략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도 하다.
한편 김규영 부회장이 8년 만에 효성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새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김 부사장과 황 부사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명의 부사장 모두 회사 성장에 기여한 유력한 대표이사 후보로 평가된다. 다만 황 부사장이 김 부회장과 같은 '경영·기술 전문가'의 궤적을 갖고 있다는 점과 공채 출신으로 40년가량 효성에 몸담았다는 점에서 황 부사장에 조금 더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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