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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의 DNA [thebell note]

이상원 기자공개 2022-02-21 13:39:2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대신증권'이다. 모두 대신증권 출신으로 현재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라있다.

1962년 설립된 대신증권에는 늘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그만큼 한국 자본시장 발전과 궤를 같이 해왔다. 하지만 그 어떤 수식어도 '전통 IB명가(名家)'라는 단어보다 더 어울리는 것은 없다. 그만큼 IB명가는 대신증권의 DNA로 통한다.

90년대 대신증권은 대우증권과 함께 국내 IB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셀 수 없이 많은 발행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증권사 임원들이 과거 대신증권의 자료를 보며 증권업을 이해했을 정도다. 그만큼 증권가 올드보이(OB)들에게 최고의 스승이자 교과서였다.

하지만 1999년 상장 주관한 한국가스공사의 주가가 폭락하며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계열사인 대신생명 부실 등 연이은 악재로 추락을 거듭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멀어지자 우수한 인재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 후로 국내 증권업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증권사간의 합종연횡으로 업계는 재편됐다. 과거 5대 증권사 가운데 대신과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간판을 바꿔 달았다.

2008년부터 대신증권은 외부 인력을 영입하며 재기를 모색했다. 그로부터 10년후 2017년 '여의도 시대'가 저물고 '명동 시대'의 막이 올랐다. 이 때를 기점으로 부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중소·중견 기업 상장 주관을 기반으로 리그테이블 순위 경쟁에도 돌아왔다.

마침내 2021년 IB명가 재건 원년을 선포했다. 그 결과 2016년만해도 5건에 불과했던 IPO 주관건수는 지난해 16건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단군 이래 최대 빅딜로 손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동주관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내년에는 더 큰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초 더벨 리그테이블 어워즈에 참석한 박성준 대신증권 IB본부장의 수상 소감이다. 최근에 다시 만난 그는 "내년 어워즈에서는 '작년의 약속을 지켰다'고 수상소감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IB명가 재건을 책임질 그에게서 확고한 의지가 느껴진다.

최근 증권사들마다 2021년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역대 최대'라는 말이 빠지면 허전할 정도로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대신증권 앞에 놓인 업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중소형 IB들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존재감을 내기가 더욱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일수록 진짜 실력이 나오는 법이다. 대신증권의 부활은 초대형 IB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동시에 중소형 IB들에게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이러한 대신증권의 IB명가 재건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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