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1 액면분할' 한미반도체 포석은 주가 변동성 줄이고 개인투자자 투자 저변 확대 기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2-03-04 14:42:5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 기업 한미반도체가 2대 1 비율로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유통 주식 수를 늘려 주식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당 가격을 낮추면 소액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오는 18일 주주총회에 이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최종 결의를 거쳐 다음 달 분할 상장할 예정이다. 1주당 액면가 200원을 100원으로 분할하는 것으로, 액면분할 후 한미반도체 주식 수는 4945만9877주에서 9891만9754주로 2배 늘어난다.
◇2대 1 액면분할 결정, 유통주식 수 늘려 주가 변동성 완화 목적
이는 기존 투자자의 1주당 가격이 50% 낮아지는 대신 주식 수가 2배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근본적인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고 시가총액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 액면분할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저변을 넓혀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당 주가를 낮춰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투자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거래량 증가는 주가를 띄울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 액면분할은 그동안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가 변동성 면에서 취약했던 점을 일부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적을 경우 적은 수량의 매수나 매도 주문에도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변동성이 크다.
주요 주주인 곽동신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약 55%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유통주식 수가 적다고 회사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종가 기준 외국인 투자 비중은 약 5.7%다. 나머지 비중은 국민연금공단(약 7%)을 비롯한 기관과 소액주주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는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에 따라 왔다 갔다 한다"라며 "주식수가 적으면 투자자들의 매도에 주가가 급락하는 변동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번 액면분할 목적은 변동성 완화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유통주식수가 늘면 기관이나 세력이 주가 조작을 하기 힘들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액면분할 후 재상장 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미반도체도 '액면분할의 마법'이 통할지가 관전포인트다.
한미반도체는 이미 돋보이는 주가 상승세를 지난해 보여줬다. 지난 한 해 주가상승률이 100% 달할 정도로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기업이다. '하이엔드 시스템 반도체용 장비 생산',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 수혜'로 요약되는 다른 장비사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각됐다. 무엇보다 실적 호조가 주가를 뒷받침했다.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45% 상승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1224억1946만원으로 전년(666억4946만원)보다 83.7%나 증가했다. 부품 국산화로 비용을 낮추고 자체 개발한 신제품을 잇달아 시장에 선보이며 사업을 다각화한 데 따른 결실이었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2020년 중반까지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고 작년 초까지만해도 시총이 9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시총이 2일 종가 기준 1조6445억원에 달할 정도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 작년 7월 중엔 종가가 4만300원까지 오른 적도 있다.
액면분할 후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 중 하나는 결국 실적이다. 증권가에서 한미반도체에 대해 올해도 실적 호조를 점치고 있는 만큼 주가흐름도 액면분할 기점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투자는 "한미반도체의 올해 연간 매출액 4291억원, 영업이익 1433억원으로 작년 대비 각각 15%, 1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한편, 한미반도체는 2018년과 2020년,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기주식을 총 1412만2223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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