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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기획 단절” 얼라인 주주서한 ‘꽃놀이패’ 될까 SM엔터 불응시에도 어젠다 부각…소액주주 결집 효과

이민호 기자공개 2022-03-04 08:23:2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라이크기획과의 용역계약 종료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압박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을 위한 표 대결을 앞둔 만큼 SM엔터테인먼트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어젠다로 부각시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전일(2일)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보내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용역계약을 종료할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답변시한을 오는 23일로 못박았다.

앞서 지난달 21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번달 31일로 예정된 SM엔터테인먼트 정기주주총회에서 곽준호 전 KCF테크놀러지스(KCFT·현 SK넥실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감사로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실시했다. 이번 라이크기획과의 단절 요구도 앞선 주주제안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됐다.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지분율 18.53%)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와 프로듀싱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인세를 지속적으로 수취해왔다. 2020년 129억원과 지난해 3분기 누적 181억원 등 SM엔터테인먼트가 2000년 상장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22년간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누적 인세는 1427억원에 달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 저평가의 핵심 원인을 라이크기획과의 대규모 특수관계인 거래에 따른 이익률 하락으로 보고 있다. 주주제안을 단행한 이유도 이를 승인하고 있는 이사회를 견제할 독립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업계는 이번 주주서한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꽃놀이패’가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먼저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용역계약 종료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서는 SM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동력을 얻어내는 만큼 주주행동의 궁극적인 목적을 단숨에 달성하는 셈이 된다. 이렇게 되면 굳이 감사 자리를 두고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칠 유인도 크게 줄어든다. 감사직 확보는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한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게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이사인 이성수(CEO)·탁영준(COO) 공동대표이사와 박준영 Visual&Art Center장뿐 아니라 대한항공 총괄사장 출신인 지창훈 사외이사도 이 프로듀서와 경복고-서울대 동문인데다 2018년 3월 3000주 규모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고 지난해 이를 행사해 순차적으로 모두 장내매각한 만큼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이 프로듀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KB자산운용이 라이크기획에 대한 인세 지급을 똑같이 문제삼으며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의 합병을 주주서한을 통해 요구했을 때도 KB자산운용이 사업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주주이익과도 상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용역계약 종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서는 주주서한을 발송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을 위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2020년 12월 상법 개정으로 감사를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무엇보다 최대한 많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주주서한은 비공개가 아닌 공개의 형태를 취했다. 요구사항에 대한 SM엔터테인먼트의 수락 여부를 떠나 주주서한 발송 사실 자체만으로도 △SM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가 저평가돼있다는 점, △기업가치 저평가가 대규모 특수관계인 거래에서 비롯됐다는 점, △이를 저지할 목적의 감사 선임 제안이라는 점 등을 소액주주들에게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운용업계에서도 이번 주주서한 발송은 SM엔터테인먼트의 실제 수용을 기대하기보다는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효과를 노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서한 발송이라는 액션을 공개적으로 취하는 것만으로도 어젠다로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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