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업체로 변모 육일씨엔에쓰, '몸만들기' 돌입 유휴자산 매각 추진, 운전자본 줄여 유동성 확충…M&A 자금으로 활용 가능성
황선중 기자공개 2022-03-10 07:56:0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화유리 제조업체 '육일씨엔에쓰'가 정밀화학업체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몸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적자를 낳는 강화유리 사업부의 유휴자산을 하나둘씩 처분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몸집 줄이기로 확보한 자금은 신사업 투자 실탄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코스닥 상장사 육일씨엔에쓰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에임에 안성연구소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대금은 총 67억원이다. 이는 2020년도 자산총계의 9.01%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금 6억7000만원과 중도금 6억7000만원은 이미 수령했고, 잔금 53억6000만원은 오는 31일에 받을 예정이다.
안성연구소는 면적 6611㎡ 규모의 지상 3층짜리 건물이다. 2009년 8월 준공 직후에는 강화유리 생산공장으로 쓰였지만, 2015년 1월 베트남 현지에 새로운 생산공장을 설립한 이후 생산라인을 정리했다. 이후 연구개발(R&D) 인력만 남아 강화유리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소 역할을 했다.
최근에 안성연구소의 활용가치가 더욱 낮아졌다. 육일씨엔에쓰가 침체가 예상되는 강화유리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고 있어서다. 지난해 최대 고객사였던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육일씨엔에쓰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전년동기대비 78.2% 감소한 61억원에 그쳤다.
육일씨엔에쓰는 최근 정밀화학업체로 새롭게 거듭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화학첨가제 제조업체 씨엔에이 지분 100%를 179억원에 사들였다. 이때 일부 강화유리 생산설비를 매각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이번 안성연구소 매각도 정밀화학업체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산을 처분하고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운전자본 부담을 대폭 덜어내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운전자본 중에서는 제품을 팔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매출채권과 제품을 팔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둔 재고자산을 집중 감축했다. 덕분에 운전자본 규모는 2020년 말 7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72억원으로, 약 140억원 가까이 개선됐다.
운전자본 감소는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89억원이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기조를 보여왔던 것과 대비된다.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다는 것은 그간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제대로 창출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현금창출이 원활해지면서 재무건전성은 호전되고 있다. 특히 현금성자산 규모가 지난해 2분기 31억원에서 같은해 3분기 37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대로 단기차입금 규모는 같은 기간 300억원에서 195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 역시 위험권인 332.8%에서 안정권인 158.2%로 낮아졌다.
육일씨엔에쓰는 향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이번에 인수한 씨엔에이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화학 기업을 물색 중이다. 강화유리 사업의 경우 기존 스마트폰 대신 자동차 부문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노선 변경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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