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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소액투자자 의견 대거 반영, IPO시장 활기 돌까물적분할 IPO 등 관련 규제 강화…운신의 폭 줄어든 기관투자자, 보완책 필요

최석철 기자공개 2022-03-11 10:37:3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주식자본시장 정책에 소액 투자자의 의견이 대거 반영되면서 수급측면에서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최근 IPO시장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물적분할 IPO와 기존 주주의 스톡옵션 행사 등을 제한하는 규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벤처기업 IPO에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복수의결권 제도 역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소액투자자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공매도 제한 등도 약속했다.

다만 주식자본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기 흐름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 여전한 걸림돌이다. 아울러 소액투자자 보호에 대다수 공약이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적으로 대형 기업의 IPO 전략과 기관투자자의 투자 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발생할 전망이다.



◇소액 주주 권익 보호에 방점...대기업 IPO 의사결정에 영향 미미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살펴보면 주식발행시장과 주식유통시장 전반에 걸쳐 소액 투자자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다.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상장회사가 일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상장하는 요건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처럼 모회사가 핵심 사업을 분할해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비판이 받아들인 결과다.

윤 정부는 신산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꺼냈다. 기업이 상장할 때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권을 주는 것과 비슷한 권리를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별도의 법 개정 없이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만 개정하면 가능한 만큼 가장 신속한 해결책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직접적인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극단적인 처방이라기 보다는 보완책에 가까운 만큼 신규 IPO 니즈에 심대한 타격을 주긴 어렵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주인수권 부여 등은 공모구조상 변화를 주는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상장기업의 IPO 의사결정 그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경우 실제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 등 내부자의 스톡옵션 행사에도 제약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이 상장 직후 수백억원대 스톡옵션을 행사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내부자가 보유한 주식을 마음대로 매각하지 못하도록 일정 기간과 수량 한도를 둬 예상치 못한 오버행 이슈를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간과 한도는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주가가 급락했을 경우 일정 기간 동안 공매도를 금지하는 규정도 신설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소액투자자보다 공매도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기관투자자가 이를 활용해 주가 하락을 유도한다는 의견을 적극 수렴한 결과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운용의 탄력성이 줄어드는 셈이다.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유력, 유니콘기업 IPO 숨통 트이나

벤처기업의 IPO 활성화 정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IPO시장 접근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윤 당선인은 벤처기업에 대해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과 코스닥 상장기업에 행사이익 과세 특례를 적용할 계획이다.

복수의결권은 벤처기업 창업주가 보유한 지분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화두로 떠오른 이슈다. 상대적으로 보완해야할 지점이 많다고 평가했던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와 달리 윤석열 당선인이 적극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내용이다.

해당 제도가 도입될 경우 당장 마켓컬리를 비롯해 다수의 벤처기업이 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현재 거래소는 공동의결권 제도를 통해 우회 통로를 마련해뒀지만 실제 상장까지는 쉽지 않은 코스다.

행사이익 과세특례는 벤처기업 임원이 기존에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비과세하거나 분할납부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코스닥 시장에 벤처기업의 IPO를 독려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어떠한 단서조항이 붙는지에 따라 정책의 현실성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한 IPO기업 관계자는 “복수의결권의 경우 국회에서 한동안 체류되고 있는 등 실질적인 제도 변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미지수”라며 “현재 시장이 점차 움츠러들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기엔 쉽지 않다”고 말했다.

IPO시장이 2022년 들어 점차 진정세에 접어든 만큼 소액투자자 보호와 동시에 시장 본연의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원활유 같은 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IPO시장이 침체기일 때에는 소액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자와 IPO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균등배정 등 호황기일 때 도입된 제도들에 대한 일몰제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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